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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맥] 공무원연금 개혁, 재정건전성 양보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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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보전금·재정총부담 줄이는 게 개혁 키워드
기여율·부담률·지급률 적정수준서 일괄 합의
미래세대까지 지속가능한 틀로 근본 개혁해야

이번 개혁이 임시방편적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틀을
구축하는 근본적인 개혁이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용하 <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객원 논설위원 >




지난해 9월 시작된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종착점을 향하고 있다. 올초 국회 차원에서의 공무원개혁특별위원회(특위)와 국민대타협기구가 우여곡절 끝에 구성됐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대타협기구는 지난달 29일 빈손으로 활동을 종료했으나 가입자단체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실무기구가 구성돼 대타협의 불씨를 남겨뒀다. 특위는 지난 21일 실무기구로부터 논의 결과를 보고받았다. 법안심사소위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만들어 본회의에 제출할 계획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는 최종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까.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은 지난해 10월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발의한 뒤 국민대타협기구 논의 과정에서 정부가 새누리당 안과 비슷하지만 기존 공무원에 대漫??현재의 공무원연금제도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정부기초 안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한 바 있다.

대타협기구 참여 전문가로서 김태일 고려대 교수가 새누리당 안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신규 공무원에게 저축계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필자는 현재 공무원연금 제도의 틀 위에서 재정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수지균형 안을 제시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여율과 지급률 등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모수적(母數的) 구조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공무원가입자단체는 기여율 인상에는 동의하되 지급률 인하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안은 공무원연금 제도에 내재된 공적연금 성격과 직역연금 성격을 명확하게 구분해 공적연금 부문은 국민연금제도에 준해 설계하고, 직역연금 부문은 민간 퇴직연금 제도에 준해 지급하는 구조개혁 방안이다. 정부기초제시 안은 신규 공무원에게는 구조개혁 방안을 적용하되 기존 공무원에게는 지금의 틀을 유지하면서 수급 부담률만 조정하자는 것이다.

구조개혁이냐 모수개혁이냐

야당인 새정치연합과 공무원단체는 구조개혁 방안 및 신·구 공무원 분리 적용을 전면 반대하고 있다. 현재의 공무원연금제도 틀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필자가 내놓은 ‘김용하 안’은 타협안으로 모수적 개혁 방향으로 가되, 재정수지를 균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시점에서 구조개혁 방안을 그대로 관철하기는 쉽지 않지만 재정 안정화와 형평성 제고에 초점을 맞춘 취지를 痢??것은 필요할 것이다.

공무원 기여율 및 정부 부담률은 새누리당, 정부기초제시 안, 김태일 안 모두 기존 재직 공무원에게는 각각 현재의 7%에서 10%로 인상해 20%로 상향 조정하고, 신규 공무원에게는 현재의 국민연금보험료인 9%(노사 각각 4.5%)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김용하 안은 신규 공무원에게도 기존 공무원과 동일한 20% 기여 부담률을 부과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야당과 공무원단체는 기여율과 부담률의 합을 20%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공무원보다 더 부담하는 ‘차등 인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연금지급률은 새누리당, 김태일 안이 기존 재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현재의 1.9%에서 1.25%로 대폭 하향 조정하는 대신 퇴직수당을 ‘일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퇴직연금’ 수준으로 현실화하자는 입장인 반면 정부기초제시 안은 퇴직수당은 그대로 두고 1.5%로 하향 조정하자는 것이다. 김용하 안은 퇴직수당은 그대로 두되 1.65%로 하향 조정하자는 주장이다. 신규 공무원에게는 새누리당, 정부기초제시 안, 김태일 안 모두 국민연금 지급률인 1.0%로 조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김용하 안은 기존 공무원과 동일하게 1.65%로 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단체는 지급률 인하에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반면 야당은 적정 수준의 인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 제시는 유보하고 있다. 기여율 및 부담률, 연금지급률은 상호 연동돼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으로 일괄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국고보전금 및 국가 재정 총부담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이냐가 관건이다.

연금수급 개시 연령은 2009년 공무원연금법 개정 때 ‘2010년 이후 가입 신규 공무원에게 65세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를 2010년 이전 가입 공무원에게도 적용할 것이냐의 문제다.

연금지급률 하향조정이 쟁점

이에 대해서는 여당, 야당, 정부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공무원단체는 이를 정년연장과 연동하지 않는 한 불가하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1999년 법 개정 때 2033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이행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다만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65세로 상향 조정하는 과정에서 정년 퇴직했으나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공백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공무원연금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가입자에게도 별도의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소득재분배 여부는 가장 미묘한 부분이다. 공무원연금은 전통적으로 소득비례연금 형태를 유지해 왔다. 가입자 간 소득재분배 요소는 없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지급률이 하향 조정되면 하위직 공무원의 노후소득 보장성이 가능한 한 덜 줄어들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소득재분배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여당, 야당, 정부 모두 소득재분배 필요성을 공감하는 방향이지만 공무원단체가 오히려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분배에 대한 공무원단체 내부 이견도 원인이지만 국민연금과 비슷한 형태로 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임시방편 개혁은 안 돼

소득재분배를 할 경우 유리한 위치에 있는 하위직 공무원이 중심인 공무원단체가 오히려 반대하는 현실은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 소득재분배 여부는 전체 재정 측면에서는 중립적이기 때문에 국민 부담 증가 여부와는 상관이 없어 공무원단체가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이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예상치 못한 정국 탓에 공무원연금 개혁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은 현재의 정치적인 사안과 관계없이 선결해야 할 이 시대의 숙제다. 공무원단체와 야당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내와 결단이 필요하지만, 이번 개혁이 임시방편적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틀을 구축하는 근본적인 개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용하 <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객원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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