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 논설위원과 함께하는 생활서 배우는 경제상식 (8)
저렴하면서 다양한 의류를 판매하는 스파 브랜드들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회사들이 인기를 모으면서 국내 의류업체들도 스파 브랜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유행 선도하는 ‘패스트 패션’
스파 브랜드는 한 업체가 의류 상품의 기획, 디자인, 원재료 구입, 생산, 판매까지 전담하는 의류 전문업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대개 의류업체들이 디자인, 생산을 담당하고 판매는 백화점, 대형 마트, 아울렛 등에 의존하는 것과 차이가 있죠. 반면 스파 브랜드는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하다보니 유통 단계가 짧아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소비자의 선호 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스파는 사우나가 아니라 SPA,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Brand를 가리킵니다. 우리말로는 제조·직매형 의류라고 합니다. 최초의 스파 브랜드는 미국 갭 GAP입니다. 갭은 1986년 판매 비용이 비싼 백화점을 피해 대형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그 결과 제품을 싸게 공급하면서 소비자의 요구를 신속하게 제품에 반영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스파 브랜드는 주로 다품종 대량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품목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고객 수요나 시장 상황에 따라 상품을 기획한 지 불과 1~2주 만에 신제품을 매장에 걸 정도입니다. 신상품을 빠르게 내놓기 때문에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고도 부릅니다.
탑탠 등 토종 브랜드도 인기
의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너무 많은 국내외 업체들이 경쟁함에 따라 성공하기 어렵고, 새로운 업체가 들어오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파 브랜드는 바늘 하나 꼽기 어렵다는 의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본 유니클로, 스페인 자라, 스웨덴 H&M 등 해외 스파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에 맞서 토종 업체도 스파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였죠. 스파오이랜드, 에잇세컨즈삼성에버랜드, 탑텐신성통상 같은 토종 스파 브랜드도 해외 브랜드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스파 브랜드의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 깔끔하고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이죠. 사실 국내 의류시장은 옷값에 거품이 끼어 있어 비싸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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