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청 공무원들이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개인에게 차등 지급된 상여금을 다시 거둬 똑같이 나눠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경 보도에 따르면 광주 서구는 지난달 말 5급 이하 직원 759명에게 총 21억7000만원의 상여금을 평가 결과대로 차등지급했다. 그런데 전국공무원노조 광주 서구지부가 이를 다시 거둬 직원들에게 균등 재분배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관행이 10년이 넘었고, 광주 서구뿐만 아니라 상당수 지자체에 만연해있다는 점이다.
1998년 중앙부처에 도입됐고 2003년에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된 공무원 성과상여금제도는 일 잘하는 공무원이 더 많은 보상을 받도록 한 성과평가 시스템이다. 1년간 업무실적을 평가해 4등급으로 점수를 매기는데 S등급은 지급액 기준 172.5%, A등급은 125%, B등급은 85% 이하를 받고, C등급은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목표로 만들어진 이 제도를 노조가 ‘일 잘 할 필요없이’ ‘똑같이 나누는’ 식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행정자치부 지방공무원 보수규정을 어긴 것으로, 명백한 불법행위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음이 분명한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노조와의 관계를 의식한 단체장들의 묵인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노조의 변칙적인 성과상여금의 재분배는 불법이자 탈법”이라며 행자부에 부당성 ㈉罐?질의하는 공문을 보낸 임우진 광주 서구청장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는 이 문제를 놓고 노조와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성과급 나눠먹기라는 부도덕한 관행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임 구청장의 사례는 조명받아야 한다. 노조가 성과급 재배분을 조합원의 동의 아래 이뤄진 합법적인 행위라고 강변하면서 임 구청장을 압박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행자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이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해마다 한 번 나오는 성과급도 이렇게 나눠먹는 공무원들에게 공무원연금개혁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실망스럽다. 공직자들의 타락 정도가 너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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