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페루 정상회담서 朴대통령 법제화 주도한 '제대혈 은행' 수출 성과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페루 순방을 계기로 경제사절단 참가 기업들이 페루 기업과의 1 대 1 상담에서 1억4000만달러(약 1540억원)의 즉석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한·페루 1 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 사절단 기업 48개가 참여해 총 17건, 1억4000만달러의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상담회장을 직접 찾아 중소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순방 중 기업 비즈니스 상담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1 대 1 상담회를 정상외교의 중요한 축으로 삼아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이날 상담회에는 페루 측에서 유통 자동차 서비스 등의 분야 유수 기업 152개가 참여해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과 제품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상담 결과 이화다이아몬드는 광산용 다이아몬드공구 155만달러어치를 현지에 공급하는 계약을 성사시켰고, 이퓨쳐는 콜롬비아에 이어 페루에서도 25만달러 규 弔?디지털 영어교재를 2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날 오전에 열린 한·페루 정상회담에서는 당초 예정에 없던 성과가 추가됐다. 고부가가치 의료 기술인 ‘제대혈’ 은행 수출이 그것이다. 제대혈은 태아 탯줄이나 태반의 혈액으로 백혈병 등 난치병 치료에 필요한 자원이다. 국내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주도해 제대혈 채취와 관리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관련법을 법제화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군당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추진 중인 차세대 훈련기 FA-50 수출을 위한 지원 사격에도 나섰다.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다목적 고등훈련기 사업에서도 페루 정부가 한국 기종에 대해 기술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에 감사하다”며 “이 사업을 통해 양국의 항공 협력이 초음속 첨단 항공기로 심화,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은 “다목적 고등훈련기 사업과 관련해 양국 간 진행 중인 협력 방안 논의가 잘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21일 국산 훈련기(KT-1P) 공동생산 기념식에도 참석, “한·페루 간 기술협력이 지금의 기본훈련기 수준을 넘어 초음속 다목적 고등훈련기까지 확장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KAI와 페루 군당국이 현지에서 KT-1P 1호기를 생산, 첫 출하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페루는 올해 하반기 경공격기 구매사업의 기종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2013년부터 추진해온 KT-1P 공동 생산이 본격화되는 등 첨단 항공산업 분야 협력이 강화돼 분위기가 긍정적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수출 계약이 성사되면 규모는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페루 국회를 방문, 아나 마리아 솔로르사노 국회의장으로부터 페루 국회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인 ‘대십자훈장’을 받았다.
리마=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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