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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총리 사퇴] 박 대통령, 반나절만에 이 총리 사의 수용…"경제 발목 잡혀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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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서 보고 받고 전격 결정

국정혼란으로 4대 구조개혁 좌초 우려
최경환 역할 커져…반전 계기 될 수도



[ 정종태/안재석 기자 ]
페루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辭意)를 전달받은 시점은 20일(현지시간) 오전 이른 시간이었다. 첫 일정을 시작하기 전이었다. 이날은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으로 일정이 빼곡했다. 박 대통령은 그로부터 반나절이 지난 오후 3시께 한·페루 비즈니스포럼을 마친 뒤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국무총리의 사의에 대해 보고받았다.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 총리 사의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개혁 좌초 우려, 사의 수용

박 대통령이 순방 중 이 총리 사의를 곧바로 수용한 데는 국정혼란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분석이다. 박 대통령도 대변인을 통해 사의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이 일로 국정이 흔들리지 않고, 경제 살리기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3년차 과제로 제시한 4대 부문(노동 공공 교육 금융) 개혁에 현 정부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는 상황에서 총리 거취 문제로 국정혼란이 이어지면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총리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된 데다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 분위기가 ‘이 총리 조기 사퇴’ 쪽으로 굳어진 것도 박 대통령의 결단을 서두르게 한 요인으로 알려졌다.

◆“경제 살리기 중단 없어야”

박 대통령은 이 총리 사의를 수용하면서 총리 거취를 둘러싼 혼란을 빨리 매듭짓고 경제 살리기에 중단없이 나서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내각과 비서실 참모들에게 “경제 살리기를 위해 철저히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국회를 향해서는 “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에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서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낡고 후진적인 정치구조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현재는 물론 과거의 정치자금 의혹을 모두 밝혀 정치개혁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4대 구조개혁 반전 계기 될 수도

일각에선 이 총리 낙마가 4대 부문 구조개혁에서 오히려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커진 ‘역할론’ 때문이다. 구조개혁과 사정 정국을 주도한 이 총리가 중도 하차하면서 후임 총리 역할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최 부총리의 존재감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최 부총리는 경제정책의 수장으로서 구조개혁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다. 정치력 역시 역대 부총리와는 급이 다르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편, 노동시장 개혁 등이 지지부진해진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이 총리 낙마를 계기로 다시 의지를 모은다면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4대 부문 구조개혁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지휘봉을 잡은 총리까지 낙마하면서 국민적 위기의식이 커졌다는 점은 거꾸로 개혁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등 대외 경제여건도 좋지 않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3% 성장도 어려울 공산이 크기 때문에 개혁 리더십의 필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마=정종태 기자/안재석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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