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엔 강남이 끌었는데…
전세가율 높은 아파트가 매매가격 상승세 이끌어
분당 소형, 2년전 반등했지만 대형 아파트는 아직 제자리
전세난민 빌라로 대거 이동
[ 조성근 기자 ] 지난주 서울·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 하남시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하남은 지난 한 주 동안 0.49% 상승했다. 서울 강동구 재건축 이주 등으로 전셋값이 급등하자 매매가격이 밀려 올라가고 있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설명한다. 김승훈 하남 풍산박사공인 대표는 “하남시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74.5%로, 서울·수도권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서울 강남권에서 밀려나는 전세 수요가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을 함께 밀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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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높은 중저가 주택이 주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수도권 집값 반등기의 집값 바로미터는 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였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오르면 강남 일반 아파트, 분당 등 1기 신도시와 서울 강북, 1기 신도시 주변 지역 순으로 시차를 두고 가격이 상승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거쳐 2013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도권 집값 반등기에는 집값 상승 순서가 거꾸로다. 경기지역 외곽→1기 신도시→서울 강북 순으로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의 턱밑까지 치솟은 순서대로 아파트값이 반등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들어 서울·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 안산시 상록구(3.5%), 광명(3.4%), 김포(3.26%), 하남(3.04%) 등 경기도 일색이다. 안동건 차트연구소 대표는 “최근 수도권 집값의 특징은 전셋값에 떠밀려 집값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항후 집값 상승의 바로미터도 전세가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
평형별로도 아파트값 반등 순서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크기가 작을수록 먼저 오르는 패턴이다. 다양한 평형이 섞여 있는 성남 분당 서현동 현대아파트를 예로 들면 59㎡는 2013년 9월부터 반등을 시작했다. 그해 8월 3억7250만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같은 해 9월 3억7500만원으로 올랐다. 84㎡와 114㎡는 9개월 뒤인 작년 6월부터 움직였다. 그러나 가장 큰 평형인 195㎡는 아직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 외곽의 일부 소형 아파트 가격은 이전 최고점을 넘어 사상 최고가격에 도달했다. 경기 용인 수지 풍덕천동 동부 59㎡는 2007년 집값 급등기에 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주춤하다가 2013년 여름부터 다시 급등해 현재 2억975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분당신도시 구미동 까치마을 롯데·선경 전용 51㎡는 현재 3억525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전 고점인 2008년 6월(2억9250만원)에 비해 6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1~2인 가구 증가에 전셋값 급등이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 중소형 주택이 재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립·다세대주택 인기 상승
연립·다세대주택(빌라)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연립·다세대주택을 매입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전국 주택거래 증가율을 유형별로 보면 연립·다세대주택(30.8%)이 아파트(22.8%)를 웃돌았다.
연립·다세대 신축 붐도 일고 있다. 신축 다세대주택은 도면만 나온 상태에서 다 팔릴 정도라고 개발업체들은 전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연립·다세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보니 다세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노후 단독주택부지 매입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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