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급등 및 기업 성장에 힘입어 올해 중국 최상위권 부호들의 재산이 약 23%(21조원) 불어났다. 반면 한국 최상위 부호의 재산은 약 2%, 3000억원 증가에 그쳐 한중 부호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20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억만장자 명단(16일 기준)에 따르면 100위 내 중국인 부호 4명의 재산은 총 1039억 달러(약 112조원)로 올해 들어 23.0%, 194억 달러(약 21조원) 증가했다.
이에 비해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81위)의 재산은 135억 달러로 약 2.3%, 3억2000만 달러(약 3천459억원) 증가에 그쳤다.
중국인 부호들은 상하이종합지수를 올해 32.5% 밀어올린 중국 증시 폭등세의 덕을 톡톡히 봤다. 세계 39위로 중국의 대표적 게임·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텅쉰(騰迅·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포니 마) 회장의 재산은 201억 달러로 약 40%(58억 달러) 부풀었다. 홍콩 증시에서 텅쉰 주가는 올해 41.2% 치솟았다.
세계 19위인 왕젠린(王健林·61) 완다(萬達)그룹 회장의 재산도 331억 달러로 약 32%(79억 달러) 불어났다. 세계 15위로 중국인 최고 부자인 마윈(馬雲·잭 마)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재산은 356억 달러로 약 25%(72억 달러) 늘었다.
마 회장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가 19%가량 빠지는 와중에도 알리바바그룹 금융계열사인 마이(마<蟲변+馬>蟻)금융그룹(앤트파이낸셜그룹)의 급성장으로 재산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역시 미국에 상장된 '중국의 구글' 검색사이트 바이두 주가가 올해 약 9% 빠지면서 리옌훙(李彦宏·로빈 리) 바이두 회장(세계 64위)의 재산은 151억 달러로 약 9%(15억 달러) 감소했다.
범위를 세계 200위까지 넓혀 봐도 양국의 격차는 뚜렷했다. 200위 내 중국인 부호 17명의 재산은 총 2279억 달러로 약 29%(514억 달러) 불어난 데 비해 200위 내 한국 부호 3명의 재산은 총 303억 달러로 약 14%(37억 달러) 증가에 그쳤다.
특히 유리공장 아르바이트생 출신으로 2003년 강화유리 회사 란쓰과기(藍思科技)를 창업한 저우췬페이(周群飛)는 지난달에 회사를 선전증시 창업판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4.3배로 폭등하면서 자신의 재산도 약 940억 달러로 321% 부풀어 올랐다. 단숨에 세계 141위 부호이자 중국 제1의 여성갑부가 됐다.
한국에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155위)의 재산이 88억 달러로 약 61%(33억 달러) 급증해 성장성 면에서 그나마 한국 경제의 체면을 살렸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 중국 수혜주로 떠오른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작년 한 해 122% 급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76% 뛰어오르는 등 지치지 않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72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산은 0.7%(약 5000만 달러) 늘어난 8억 달러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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