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 서홍 대림산업 건축사업본부 주택사업실장
입지·브랜드·상품성 등 '3박자' 갖춘 집 마련하면 주거·자산 가치 모두 누려
중소형 평형 위주로 공급…미분양 아파트 나오더라도 '불꺼진 집' 거의 없을 것
[ 김보형 기자 ]
“서울 압구정동과 대치동 반포동 등 강남권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서울 아파트 부촌(富村)지도가 앞으로는 동쪽으로는 한남, 서쪽으로는 마포와 목동 일대로 확대될 것입니다.”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과 ‘아크로’로 유명한 대림산업에서 주택사업을 총괄하는 서홍 대림산업 건축사업본부 주택사업실장(전무)은 “아파트 시대가 열린 뒤 1980년대 압구정동으로 대표되던 부촌이 1990년대 대치동으로, 2000년대 중반 재건축 이후 새 아파트가 들어선 반포동으로 옮겨가는 것처럼 도시의 부(富)는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점차 외연이 넓어진다”며 “입지와 브랜드, 상품성 등 3박자를 갖춘 집을 마련하면 부동산 시장 침체와 관계없이 주거 가치와 자산 가치를 모두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거 가치와 자산 가치 동시에 만족시켜야
서 전무의 사무실에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이라고 쓰인 액자가 걸려 있다.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서 전무는 “사람들의 생각을 모은다는 의미도 있지만 모든 생각을 통합적으로 하자는 취지”라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집과 품질, 상가 등을 꼼꼼하게 분석해 사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서 전무가 강조한 통합 사고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지난해 분양한 ‘e편한세상 광주역’과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소비자의 관심권에서 사라진 경기 광주시에 선보인 2100여가구 대단지인 e편한세상 광주역은 분양 성공이 어렵다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서 전무는 신분당선 판교역과 연결되는 성남~여주 복선전철을 통해 분당과 서울 강남권 출퇴근이 쉽다는 점을 핵심 가치로 홍보에 나섰다. 이 아파트는 최고 55 대 1에 달하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이후 한 달여 만에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최고급 아파트 반열에 오른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서 전무가 2002년 수주부터 지난해 분양에 이어 진행 중인 공사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한 아파트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최고 3.3㎡당 5000만원을 기록했다. 서 전무는 “사업성을 높여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한강변 아파트인 만큼 모든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해 주거와 자산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켰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전셋값이 높아서 고민하는 세입자들이 분양시장에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내년까지 분양시장 활기”
서 전무는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분양시장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 철폐로 대표되는 정부 정책과 시중의 부동자금이 늘어나고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줄어드는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 전무는 “거래량과 가격 등 주요 지표를 볼 때 단기간에 주택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주택업계에서도 소비자의 선호가 높은 중소형 위주로 공급하고 있어 미분양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불꺼진 집(준공 후 미분양)’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전무는 서울 시내와 경기 남부, 북부 등 수도권을 3곳으로 나눠 분양 유망 지역을 꼽았다. 우선 서울에서는 도심 출퇴근이 쉬우면서도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대문구와 중랑구 일대를 추천했다. 서 전무는 “강남과 강북 도심권으로의 접근성이 우수한 곳”이라며 “분양가가 부담스러우면 서울과 맞닿은 남양주 다산진건지구와 하남 미사지구 같은 택지지구도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남부에서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와 가까운 용인과 고덕산업단지와 인접한 평택을 권했다. 경기 북부에서는 양주와 의정부를 꼽았다. 서 전무는 “의정부 일대는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며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와 3번국도 우회도로가 개통을 앞두고 있어 교통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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