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 Camera
아폴로 달 착륙 찍은 핫셀블라드…빨간 로고의 라이카
남자의 로망 명품 카메라
스마트폰보다 20배 뛰어난 해상도
조리개·셔터·렌즈 등 名匠이 수작업
수천만원 웃도는 초고가에도 인기
[ 강영연 기자 ]
지난 16일 서울 신천동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월드타워점 4층 ‘엘카메라’ 매장에 들어서자 고가의 카메라와 렌즈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평일 오후였지만 방문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 10월 문을 연 이 매장에는 핫셀블라드, 라이카 등 11개 브랜드 130여종의 카메라가 전시돼 있다. 매장에 없는 모델이라도 주문하면 구할 수 있다.
전문가용으로 분류되던 중형카메라 등 고가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매장이 늘고 있다. 카메라를 분류하는 기준은 이미지 센서다. 센서는 자동차로 치면 엔진으로 카메라 성능을 좌우한다. 센서 크기에 따라 사진 해상도 등 품질이 갈린다. 중형카메라는 35㎜ 풀프레임 센서를 사용하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보다 약 2배 큰 중형 센서를 내장한다. 1000만화소 정도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16배 이상 크다. 비싼 가격에도 사진 전문가와 애호가들이 고급 카메라를 찾는 이유다.
이준혁 롯데백화점 남성MD팀 선임상품기획자는 “카메라는 자동차 시계와 더불어 남성들의 3대 로망으로 꼽힌다”며 “매장 분위기도 프라모델과 피규어 등 남성이 좋아하는 소품을 활용해 꾸몄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는 스웨덴 명품 카메라회사인 핫셀블라드 매장이 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 첫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을 찍은 카메라가 핫셀블라드다. 디지털카메라에서 전문가용까지 30여종의 카메라가 전시돼 있다.
김규태 현대백화점 가전바이어는 “디지털카메라를 제외한 평균 카메라 가격이 최소 2000만원부터 시작하는 초고가 카메라 주종이지만 월평균 매출이 1억원을 넘을 정도로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6990만원짜리 ‘핫셀블라드 H5D200MS’의 센서는 풀프레임 DSLR 카메라보다 2배 이상 크다. 이 카메라가 구현할 수 있는 화소 수는 2억 화소에 이른다. 모든 제품은 스웨덴 덴마크에서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든다. 이탈리아 명차 페라리와 협업해 제작한 ‘핫셀블라드 페라리 리미티드 에디션’(4990만원)은 499대만 한정 생산됐다.
펜탁스는 1950년 세계 최초의 일안반사식(SLR) 카메라를 만든 일본의 카메라회사다. 셔터가 작동하면 반사경이 자동으로 본래 위치로 돌아가는 퀵리턴 미러 등을 최초로 개발했을 정도로 기술력이 높다. ‘펜탁스 645Z’(990만원)는 소형카메라 센서(35㎜)보다 1.7배가 큰 센서를 사용해 해상도가 높다. 5140만 화소로 UHD(초고해상도)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최소 셔터스피드가 8000분의 1초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도 흔들림 없이 담을 수 있다.
빨간 라이카 로고는 카메라 마니아들 사이에선 최고급 카메라를 의미하는 표시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의 환호를 표현한 사진으로 유명한 ‘해군과 간호사의 키스’도 라이카로 찍은 것이다. 모든 제품은 독일에서 생산되고 렌즈는 장인이 직접 깎아 만든다. 조리개, 셔터 속도, 초점 모두 손으로 조작해 노출을 맞춰야 하는 ‘라이카MA’(545만원)가 유명하다.
전문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고급 카메라지만 비교적 저렴한 제품도 나온다. 소니 ‘A7II’은 2430만 화소에 새롭게 개발한 이미지 프로세서인 비온즈엑스를 적용해 해상도가 높다. 중형카메라와 비교하면 크기가 작아 휴대도 간편하다. 가격은 185만9000원.
카메라 본체만큼 중요한 것이 렌즈다. 독일의 광학 회사인 칼자이스는 최고의 렌즈로 통한다. 1846년 독일 광학기술자인 카를 차이스가 설립한 정밀기계 공장에서 시작됐다. 광학기기 제조사 중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가장 인기 있는 렌즈는 전용 초광각 단초점렌즈인 ‘디스타곤T’(336만원)다. 넓은 화면을 담을 수 있고 사진 가장자리가 휘어지는 등 왜곡이 심하지 않아 인기다.
일본의 시그마 렌즈도 유명하다. ‘아트 삼식이’ 렌즈로 불리는 68만원짜리 30㎜ 렌즈가 대표적이다.
고급 카메라 뜨니…
방수되는 가방, 방탄 소재 삼각대…고가 장비도 뜬다
고급 카메라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변 용품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명품 카메라 가방으로 유명한 곳은 1973년 영국에서 탄생한 ‘빌링햄’이다. 지금도 모든 제품을 영국에서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든다. 서류가방 크기의 ‘하들리프로’(32만8700원)가 대표 상품이다. 방수 기능을 갖췄고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기 위한 칸막이 등이 있다. 망원렌즈 등 크기가 큰 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에겐 ‘빌링햄207’(51만7000원)이 적당하다. 지난해부터는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가방 바닥과 옆선에 가죽을 덧댄 ‘이벤터’(78만9700원)도 선보이고 있다.
‘카메라 가방의 원조’로 불리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제품도 내구성이 좋아 인기다. 가격대가 저렴하고 캐주얼한 디자인이라 전문가뿐 아니라 젊은 남성과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엘카메라 측은 설명했다. 지중해콜렉션으로 나온 ‘백팩MC5350’(23만5700원)은 내부 공간을 반으로 나눠 아랫부분에 카메라를 담을 수 있게 했다.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땐 칸막이를 떼어내고 사용할 수 있다.
사진을 흔들리지 않게 도와주는 삼각대에도 명품이 있다. 1917년 설립된 ‘짓조(GITZO)’가 유명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군이 기관총 받침대로 사용했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다.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모델은 ‘짓조5562GTS’다. 본체 가격만 184만원으로 카메라를 연결할 수 있는 헤드(57만8000원)까지 합치면 약 240만원이다. 취미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제품은 ‘짓조GT2542’다. 헤 ?포함 142만원.
글=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사진=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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