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하는 기회 주는 텃밭 가꾸기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도시재생 활동
최세균 <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국회에 텃밭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국회의원 50명으로 구성된 모임 ‘생생텃밭’이다. 생생텃밭 회원들은 지난 9일 국회 잔디밭 일부를 텃밭으로 만들어 가꾸기로 했다. ‘도시에서 농부가 되자’는 취지다.
국회 텃밭뿐만 아니다. 주말 텃밭, 학교 텃밭, 베란다 텃밭 등 도시농업 현장은 최근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과도한 경쟁 속에서 도시민의 어깨를 짓누르는 피로의 무게를 생각하면 도시농업 확산 추세가 조금 더딘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농업 활동에 열중하는 도시민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흙을 밟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식물을 매만지고, 수확한 농산물을 조리해 나눠 먹는 과정에서 얻는 인지적 자극과 교감은 강력한 치유 효과를 불러온다. 학교 텃밭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재배의 즐거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는 조사 결과도 이 같은 효과를 증명한다.
도시농업은 개인적인 체험과 만족의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도시 텃밭 ?먹거리, 생명, 환경생태, 농업, 농민, 농촌에 대한 이해가 자라나는 교육의 장소다. 백악관 안주인 미셸 오바마가 ‘키친 가든(kitchen garden)’을 만들어 도시 텃밭 가꾸기 운동의 불을 지피고 백악관 인근에 ‘농민장터’를 개설한 일도 농업이 지닌 교육적 가치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도시의 텃밭은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공동체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텃밭 가꾸기는 자연스럽게 이웃과 함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도시민이 농부가 되고 농부가 도시민에게 농사일을 가르쳐주는 풍경이 가능하다면, 점점 멀어지는 농촌과 도시 사이의 사회적 거리를 좁혀 공동체문화 복원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도시농업은 삭막한 도시를 가꾸는 일이기도 하다. 공간은 공들여 가꾸는 이에게 특별히 의미 있는 장소가 된다. 손수 집을 청소하고 고쳐 본 사람만이 자기 집의 소중함을 느끼듯이 말이다. 삭막해 보이는 잿빛 공간에 녹색 생명과 먹거리 생산의 장소를 일구는 일은 그 자체로 건강한 도시 공동체를 가꾸는 도시재생 활동이다.
도시농업이 갖는 다양한 가치와 의의는 한국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2014년 도시 텃밭 면적은 700ha에 달했다. 도시농업 활동 참여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도시농업의 의미를 되새기며 종합적이고 치밀한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최세균 <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안심전환대출 '무용지물'…아파트담보대출 금리비교 '돌파구'
[스타워즈 왕중왕전] 참가자 평균 누적수익률 20%돌파! 역대 최고기록 갱신중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