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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중 민영화 꼭 성공…올해 자산·순이익 대폭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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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우리은행

이광구 우리은행장



[ 이태명/박신영 기자 ]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은 ‘영업의 달인’으로 불린다.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사해 서울 테크노마트지점과 홍콩지점, 개인고객본부 등 영업일선을 두루 거쳤다. 개인고객본부 부행장 시절엔 개인고객 2000만명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업무 추진력도 정평이 나 있다. 신용카드 경쟁이 한창이던 2007년 우리은행 카드전략팀장을 맡아 우리V카드로 대박을 쳤다. 영업력과 추진력이 뛰어난 그의 강점은 지난해 12월30일 우리은행장을 맡은 이후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행장 취임 후 석 달 새 우리은행은 자산을 10조원가량 불렸다. 저금리로 다른 은행들이 보수적 경영을 펼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영업 네트워크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은행권에서 ‘이 행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행장은 “올해 대·중소기업, 공공기관 등과 다양한 업무제휴를 맺어 우리은행 고객을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지점망을 계속 넓히고 현지 사회간접자본(SOC) 및 국채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100일이 지났는데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작년 말 임직원 모두 바라던 민영화가 또다시 무산된 시점에 취임했습니다. 은행 내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던 때였죠. 그래서 새롭게 시작하자는 뜻에서 ‘강한 은행’을 강조했어요. 다행히 임직원들이 합심해 노력해준 덕분에 1분기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자산과 고객 기반을 확대를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억지로 자산을 늘리자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은행 본연의 역할은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고객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할 때 고객이 늘어나고 자산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올해 우리은행은 공공기관, 대기업, 중소기업 등과 업무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 합니다.”

▷대출자산을 늘리면 부실위험이 커질 텐데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먼저 가계부채 증가에 맞춰 금융권 다중 채무자, 고위험 등급 여신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요. 비우량 신용등급 기업 여신에 대해서도 부실이 발생하면 해당 영업점장을 후선 배치하는 등 강력한 리스크 관리체제를 운용 중입니다.”

▷추진력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한 해 경영목표의 70%를 상반기에 달성하자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올?3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농구단 경기를 보면 왜 그런 주문을 하는지 알 수 있어요. 우리은행 농구단은 2~3쿼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압도적으로 점수차를 벌려 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 팀은 승부욕을 잃게 되고 4쿼터에는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경영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상반기에 목표의 70%를 달성하면 경쟁기업의 영업 의지를 약화시킬 뿐 아니라 직원들의 성취감과 사기를 높일 수 있죠.”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을 농협에 매각했습니다. 증권-은행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증권 계열사가 없는 건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고 봅니다. 금융지주회사 체제에선 아무래도 계열사 간 시너지 영업을 하는 데 치중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은행 체제에선 다른 업종의 선도 기업들과 다양한 업무 제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삼성증권과 상호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지주회사 때보다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올해 우리은행은 개인고객 기반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의 올해 화두는 9월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입니다. 저금리로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고객 확보가 어려워요. 이런 상황에서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은행 간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겁니다. 2012년 개인고객본부 부행장 시절 ‘2000만 고객 확보’라는 성과를 냈는데 올해도 다양한 신상품과 급여계좌 등을 통해 신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영화는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지만 우리은행의 숙원이기도 합니다.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 다시 추진될 겁니다. 제 임기 중에 반드시 민영화를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민영화를 위해선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게 필수예요. 이를 위해 올해 반드시 좋은 영업성과를 낼 계획입니다.”

▷우리은행의 해외 진출 속도가 부쩍 빨라졌습니다. 올해 어떤 지역을 눈여겨보고 있나요.

“해외 진출은 해당 국가의 성장성과 고객 기반, 국내 기업의 진출 여부 등과 함께 문화적 동질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적격이라고 봅니다.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자원도 풍부한 데다 문화적으로 한국과 비슷하거든요. 일단 올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최우선으로 추진한 뒤 인도, 브라질 등에도 나갈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해외영업 목표는 세웠나요.

“동남아 시장에선 국내와 똑같이 영업을 할 생각입니다. 리테일(소매) 영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겁니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은행 전체 이익의 6.5%인 해외이익 비중을 올해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또 해외 지점망을 넓히는 것과 함께 동남아 지역 SOC와 국채에도 투자할 계획입니다. 일본 은행들이 했던 것처럼 해볼 생각이에요.”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이 강한 만큼 대손충당금도 많이 쌓고 있습니다. 이런 비용을 줄일 필요도 있을 텐데요.

“저금리·저수익 시기에 대손충당금은 재무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은행은 잠재부실 대출을 축소하고 연체 대출을 빨리 상각해 대손충당금을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올해 채용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습니까.

“지난해 우리은행은 500여명의 신입사원을 뽑았습니다. 올해는 청년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해 예년보다 많이 채용할 계획입니다. 상반기 채용은 이미 진행 중인데 당초 예정했던 인원보다 더 뽑을 생각입니다. 하반기에는 특성화고 공채, 경력단절여성 공채, 신입행원 공채, 장애인 사무행원 공채 등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태명/박신영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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