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노래방의 불법 영업을 약점 삼아 돈을 뜯어내던 동네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불법 영업을 신고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노래방 주인들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공갈 등)로 김모 씨(45)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전과 42범인 김씨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도봉·강북·성동구 일대 영세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불러 유흥을 즐기고 나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방법으로 9회에 걸쳐 140만 원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주로 여성 혼자 운영하는 동네 노래방을 노려 술을 시키고 도우미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는 도우미와 2∼3시간을 놀며 휴대전화로 몰래 테이블 위의 맥주를 촬영하고 도우미가 노래하는 것을 녹음했다.
김씨는 도우미들에게 들어주기 어려운 요구를 해 내쫓은 다음 업주를 불러 휴대전화로 촬영한 맥주 사진을 보여주며 경찰에 신고할 것처럼 휴대전화에 112 번호를 찍거나 실제로 전화를 걸었다.
경찰 관계자는 "'카드 결제한 노래방비를 취소하지 않으면 112에 신고하겠다', '도우미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았으니 위로금과 택시비를 내놓아라'고 협박해 노래방비와 금품을 뜯어냈다"고 밝혔다.
김씨는 도봉구의 한 노래방에서 맥주를 마시고 도우미와 놀고 난 뒤 똑같은 수법으로 협박하다 자신의 요구를 거절한 업주를 신고하는 바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김씨가 상습적으로 노래방 업주들을 협박한다는 의심이 들어 추가 수사 끝에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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