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삼성 '면세점 동맹'
용산 아이파크몰에 국내 최대 시내면세점 합작
현대산업 '입지' 호텔신라 '운영 노하우' 결합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SK·한화 등과 한판승부
[ 김병근 기자 ]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 간의 시내면세점 공동 추진 협상은 급박하게 진행됐다. 지난 3월 초 현대산업개발 측의 제안으로 협상이 시작돼 같은 달 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만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1주일 만에 합작사 설립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가 연합전선을 구축함에 따라 대기업들의 시내면세점 쟁탈전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용산을 日 아키하바라처럼”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의 운영 노하우가 절실했다는 분석이다. 면세점 사업 경험이 없어 배점이 높은 관리능력(300점), 경영능력(250점)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호텔신라는 단독이 아닌 공동 사업 추진으로 독과점 문제를 희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장 후보지에 淪?고민을 털어버릴 수 있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하주호 호텔신라 상무는 “죽어가던 일본 아키하바라를 살린 게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라며 “용산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용산 전자상가 일대에도 다시 활력이 넘칠 것”이라고 말했다.
합작사 ‘HDC신라면세점’은 양사가 50 대 50의 비율로 출자한다. 각사에서 1명씩 대표를 선임하는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면세점은 용산 아이파크몰(사진) 4개 층을 리모델링해 최소 1만2000㎡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최대 면세점인 롯데월드면세점(1만1000㎡)보다 큰 규모다. 용산은 관광특구인 이태원과 용산공원, 남산공원을 끼고 있고 철도와 전철 등이 서울 지역과 전국을 잇는 등 교통망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치열해지는 입지戰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가 용산을 내세운 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강남을 앞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9일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확정했다. 이 점포 두 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김창섭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상무는 “무역센터점이 있는 코엑스단지는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기존 면세점이 대부분 강북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본점 인근의 남대문 상권과 강남의 센트럴시티를 놓고 고민 중이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워커힐호텔), 한화갤러리아 등 다른 기업들은 아직 후보지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들 기업 간 추가 합종연횡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에 유리한 입지는 많지 않다”며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에 이어 또 다른 전략적 제휴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면세점이 돌파구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 간 제휴로 서울 시내 면세점 쟁탈전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침체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성장이 정체한 상황에서 면세점이 유일한 돌파구로 부상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시장은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8조3000억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관세청은 면세점 수요가 증가하자 서울에 면세점 세 곳을 더 허가하기로 하고 6월1일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에 시내면세점이 새로 생기는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세 곳 중 두 곳은 대기업에, 나머지 한 곳은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서울 시내면세점은 여섯 곳(롯데 3개, 신라 1개, 워커힐 1개, 동화 1개)에서 아홉 곳으로 늘어난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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