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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퍼트롤] 황영기 회장 잔소리에 증권사 사장들은 '공자 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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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경 기자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기회 날 때마다 업계에 잔소리를 하고 있다.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기 위해선 투자업계가 먼저 '고객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황 회장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투협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정부에 규제 완화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동양 사태' '개인정보 유출' 등의 사고가 터졌다"며 "정부에서도 업계의 이런 사고가 계속되는 한 규제를 내려놓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기에 앞서 투자업계가 스스로 고객 위주 영업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런 변화 없이 규제만 풀어달라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난 2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164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50.69% 지지율로 제3대 금투협회장에 당선됐다.

'힘 있는 협회'를 내세운 황 회장은 투자업계에 대한 정부의 규제 철폐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장 당선 직후 스스로 정부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회장은 그러나 취임 이후 규제 완화에 대?'마중물'로 업계 변화를 유도하는 데 좀 더 힘쓰고 있다.

이날도 증권사들이 '매수' 일관 리포트에서 벗어나 '매도' 리포트를 과감히 쏟아내야 하며, 직원 평가를 할때도 고객 수익률 위주로 점수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업계가 투자자 교육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투자업계 사장들은 '공자 왈' 하는 분위기"라며 "이성적으로는 이해해도 여전히 당장의 매출을 따지는게 먼저이기 때문"이라라고 씁쓸해했다.

그럼에도 고객 보호와 고객 신뢰가 먼저라는 신념을 임기 동안 끝까지 밀어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증권사들도 이제는 주식 거래 플랫폼 역할보다는 '자산관리업'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특히 눈맑은 PB들이 많아져야 엉터리 펀드는 사라지고 질 좋은 펀드들이 보다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투자 펀드나 주식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식의 세제개편과 관련해선 세수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라고 언급했다. 황 회장은 "세율은 떨어져도 거래대금이 늘어서 세금이 오히려 늘어난다는 걸 정부에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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