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노동시장 개혁 급선무
국회와 정부,이젠 결단해야 할 때
이인제 < 새누리당 최고위원·국회의원 >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때맞춰 씨를 뿌리고 비료를 줘야 풍년 농사가 가능하다. 국가 경영도 마찬가지다. 그때그때 필요한 결정을 하지 못하면 나라는 쇠망의 길을 걷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해 가슴을 전율케 한 명언이 있다.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말이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할 때 최선의 길은 좋은 결정을 하는 것이다. 차선은 나쁜 결정을 하는 것이다. 최악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 것이다.” 나쁜 결정이라도 때를 놓치지 않고 해야만 이를 바꿀 기회라도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의미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방한해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 합의를 이룬 다음 개혁을 한다면 쉬운 일이다. 그러나 어떤 개혁도 사회적 합의를 이룰 때까지 기다리면 의미가 없게 된다. 일부 저항을 뚫고 해야 하는 것이 개혁이므로 모든 개혁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지금 공무원연금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허탈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사르코지의 말대로 사회적 합의는 언제나 늦고, 이를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시점이다. 지금 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면 그것은 최악을 의미한다. 공무원연금이나 노동시장 말고도 우리 사회 각 분야에는 개혁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여기서 개혁의 동력을 상실하면 어느 곳에도 개혁의 칼은 들어갈 수 없다. 개혁은 특별한 수단이 아니라 국가공동체가 변화에 적응해나가는 일상적인 과정이다. 변화에 적응하는 건 곧 진화를 뜻한다. 진화를 멈추면 기다리는 운명은 쇠락과 혼란, 그리고 혁명이다.
야당 지도부는 나라의 운명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이를 직시하고 역사에 책임지는 자세로 결단을 이끌어내야 한다. 오늘도 하루 100억원 가까운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공무원연금을 이대로 방치하는 어리석은 과오를 범해서야 될 일인가. 재정을 건전화하고 경제를 살려야 통일의 문도 열 수 있다. 통일은 위대한 혁명이자 거대한 역사의 진보일 것이다. 그 통일의 시간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한다. 시간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그 변화의 주역은 바로 우리여야 한다. 화가가 백지 위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듯이, 우리는 시간이라는 공간 속에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시간의 미학을 음미할 때이다.
이인제 < 새누리당 최고위원·국회의원 ij@assembly.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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