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정진 정치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원장 선거가 당 대표선거 못지않은 열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인 정호준·김광진 의원을 비롯해 강성봉 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장성배 전국청년경제인협회장, 이동학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장, 정기열 경기도당 청년위원장 등 무려 6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지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선거용 어깨띠를 두르며 각종 당내외 행사를 다니며 명함을 뿌리는 건 물론 기회가 될 때마다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모두 얼굴 알리기에 한창입니다. 청년위원장이 무슨 대단한 자리길래 현역의원들까지 뛰어들면서 서로 맡으려고 할까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선 새정치연합 청년위원장 직이 당 대표가 임명하는 임명직에서 2년 임기 선출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게 무슨 큰 ‘메리트’냐 하실겁니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당 대표와 함께 임기의 시작과 끝을 같이했지만 이번부터는 당 대표 임기와 관계없이 2년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죠. 당 대표의 영향력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겁니다.
물론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역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중앙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전국청년대회에서 선출했지만 그 임기가 1년밖에 안됩니다.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보다 장(長)으로서 권한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간이 2배 늘어난 셈이죠.
청년위원장의 파워는 차기 청년 廚苛淪?후보 선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당 정치혁신실천위원회가 확정한 비례대표 공천개혁안에 따르면 청년위원회는 청년 몫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직접 투표로 선출하게 됩니다.
물론 청년위원장이 직접 청년 비례후보를 뽑아 공천을 주는건 아닙니다. 새정치연합 내 관계자는 “청년위원장이 청년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최근 언론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말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개혁안에 따라 당연히 투표를 거치겠지만 그래도 위원회에서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 만으로도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당이 최근 청년국을 신설해 국고보조금까지 지원하기로 해 청년위원장이 당내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커졌습니다. 이런 권한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해둔 후보들은 청년위원장 자리를 통해 인지도를 높일 가능성도 보입니다. 또 다른 당내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금 청년위원장 자리면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도 수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반면 새누리당 청년위원회는 각종 청년단체와의 유대강화, 청년지도자 발굴·양성, 청년 여론 수렴, 각종 선거시 전위조직으로 당 후보자 지지분위기 고양, 타당 청년조직 활동 대응 등 기본적인 청년 정당활동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만 큰 권한을 주진 않습니다.
이번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오신환 후보 역시 초대 중앙청년위원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자와 만난자리에서 오 후보는 “청년위원장이 어떤 특별한 권한이 있는 건 아니었고 그냥 그 청년을 위해 봉사한다는 사명감으로 맡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새정치연합 청년위원장에 비해 큰 존재감은 없어보입니다.
현재 선거 양상은 현역 국회의원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정 의원과 김 의원 간 2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입니다. 정 의원은 지역구 기반(서울 중구)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까지 청년들의 정치참여 및 청년당원들의 역할 강화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김 의원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또 청년 몫 비례대표 출신이기에 누구보다 청년정책에 앞장섰음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당장 새 청년위원장은 새정치연합의 내년 총선 청년층 공략의 선봉에 서게 될텐데요. 새누리당을 넘어서는 권한을 부여받은 새정치연합 청년위원장이 자칫 그 지위를 내년 총선 공천 미끼로 활용하진 않을지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이 때문인지 후보들이 무리한 공약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대표적인게 공천 공약입니다. 정호준 의원은 기초의원의 ‘청년후보 의무 공천제’와 광역의원의 ‘청년비례 추천의무제’를 대표 공약으로 내놨고, 김광진 의원도 청년 국회의원 확대, 지방의원 청년의무공천제 도입을 공약으로 세웠습니다. 기초의원이건 국회의원이건 이 ‘공천’은 청년들을 정치로 끌어들이는 아주 매력적인 수단이기 때문이죠.
새정치연합 새 청년위원장을 비롯해 장애인·여성위원장은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최종 선출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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