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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코너도 매끄럽게 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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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of the month - 혼다 뉴 레전드

달릴때도 서재에 있듯 조용
급격한 방향 전환도 민첩



[ 최진석 기자 ] 타봤습니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눈을 먼저 보듯, 뉴 레전드와 첫 만남 때도 헤드램프에 우선 시선이 갔다. 램프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전구 자체가 반짝였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헤드램프였다. 광학 발광다이오드(LED) 10개가 촘촘하게 박혀 있어 보석 상자를 보는 듯했다.

헤드램프 사이에는 두터운 그릴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운데 혼다 로고를 중심으로 긴 날개를 펼친 듯했다. 뉴 레전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겠다는 개발자의 의지가 엿보였다. 앞부분을 제외한 전체적인 디자인은 심플하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차체 길이 5m짜리 대형 세단 특유의 중후함을 강조한 모습이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버튼을 눌렀다. 엔진 배기음은 이내 사라졌다. 가만히 서 있을 때도, 달릴 때도 서재에 있는 것처럼 조용했다. 방음에 각별하게 신경 썼다. 고속으로 달릴 때 앞부분 A필러에 바람이 부딪히면서 들리는 풍절음도 없었다. 시트의 착좌감, 스티어링휠의 차진 조작감도 일품이었다. 가속할 때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엔진 배기음은 경쾌했다.

뉴 레전드의 진가는 코너에서 맛볼 수 있었다. 4륜 정밀 조향 기술(P-AWS)은 깊은 코너도 매끄럽게 소화했다. 급격한 방향 전환도 민첩하게 해냈다. 쏠림현상이 있을 만한 코너에서 차가 기울어지는 걸 느끼기 힘들었다.

앞 서스펜션은 더블 위시본, 뒤는 멀티링크다. 멀티링크는 승차감이 좋은 게 장점이다. 서스펜션이 상하로 움직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승차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댐핑 스트로크가 길수록 차가 위아래로 출렁거려 스포티한 주행을 제한한다. 하지만 뉴 레전드는 예외였다. 달리는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5m 차체 길이가 콤팩트 세단처럼 갖고 놀아도 어색하지 않다. 운전의 즐거움을 실현하면서 승차감도 포기하지 않은 엔지니어의 고집이 이룬 성과였다.

램프를 점등하자 전방에 넓은 시야가 훤히 보였다. 가로등 없는 밤길을 달릴 때도 굳이 상향등을 찾지 않았다. 라디오를 켜자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크렐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보컬과 악기의 소리를 깨끗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균형 잡힌 음질과 풍성한 스피커 음량에 귀가 편하면서도 즐거웠다.

야간 주행 때는 스티어링휠 하단에 있는 자동감응식 정속주행 장치(ACC)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버튼을 눌렀다. 앞 차량과 차선을 인식하더니 설정 속도인 시속 60㎞ 내에서 정지와 가속, 감속을 스스로 하며 달렸다. 곡선차로도 거뜬히 소화했다. 자율주행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느꼈다.

뉴 레전드의 복합연비는 9.7㎞/L다. 시승하면서 시내 주행 연비를 측정해보니 8.2㎞/L가 나왔다. 고급 대형 세단 중에선 준수한 연비다. 기본부터 첨단까지 기술로 아우른 혼다의 강점이 돋보인 차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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