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속 경제사
김동욱 지음 / 글항아리 / 502쪽 / 2만2000원
[ 김동욱 기자 ] 2008년 9월 알프스 산맥 산자락인 독일 슈바벤 지역 펠스 동굴에서 3만5000년 전 매머드 이를 깎아 만든 비너스상이 발견됐다. 이 여인의 나체상을 두고 독일 주간 슈피겔은 ‘석기시대 섹스 심벌’이라고 불렀다. ‘펠스의 비너스’를 비롯한 비너스상은 석기시대 인류의 교류상을 살펴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표 중 하나다. 유럽대륙부터 동시베리아까지 유라시아대륙 전체에 걸쳐 20여곳에서 출토됐다. 비너스상과 함께 선사시대 교역의 흔적이 뚜렷이 남은 것은 무력의 상징인 칼이다.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는 흑요석을 재료로 한 칼은 원산지에서 수백㎞ 떨어진 곳에서 흔히 발견됐다. ‘인류사 최초의 교역품은 칼과 포르노’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교역의 흔적에서 인간의 본성은 철저하게 투영됐다.
《세계사 속 경제사》는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 동서양의 주요 역사적 사건이나 에피소드 중 경제와 관련이 깊은 글을 모은 책이다. 동서고금의 역사적 사례를 통해 현대 경제 문제 해답을 위한 실마리를 찾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환경은 천차만별이지만 현재의 경제 관련 문제를 해결할 최고의 ‘케이스 스터디’로 역사의 가치를 재조명한 것이다.
저자는 고대 아테네의 노예제도, 당나라의 모란꽃 투기, 흑사병의 경제사적 의미, 16세기 스페인의 가격혁명, 러다이트 운동, 20세기 경제대공황 등 경제사의 주요 사건을 간결하면서도 흥미롭게 소개한다. 시대를 초월해 관철됐던 ‘그레셤의 법칙’이나 호메로스 서사시에 등장한 평등에의 요구, 19세기 영국판 원정출산 유행 풍속, 혁명 후 소련의 전력난과 같이 눈길을 끄는 일화도 풍부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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