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93.82

  • 15.48
  • 0.59%
코스닥

753.22

  • 11.84
  • 1.55%
1/5

'정치금융' 놔둔 채 경쟁력 타령?…"이율배반적 코미디"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현장에서

금융사 경쟁력 강화 외치면서 인사 외압 관행은 여전
현장에선 냉소적 반응뿐…"정치권 등 인사 손 떼야"

장창민 금융부 기자 cmjang@hankyung.com




“금융권이 뭔가 고장났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금융권 보신주의를 대놓고 질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9일에도 “금융업은 예대금리 차이만 바라보고 있다”며 작심한 듯 비판을 이어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금융산업은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고 거들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부가가치, 일자리, 세수 측면에서 금융업이 제대로 경제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들을 만도 하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째 5%대를 맴돌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가 12년 만에 최대였다는 소식이 이어질 때도 금융권에선 오히려 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수익성 악화로 금융회사들이 낸 세금도 확 줄었다.

경제와 금융정책을 이끄는 최 부총리와 임 후보자의 ‘질타’와 ‘경고’가 쏟아지면 금융인들은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하지만 아니다. 고개는 숙였지만, 냉소를 보내는 사람이 많다.

왜 그럴까. 한 금융지주사 임원은 “계속되고 있는 인사 외압 탓”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산업이 환골탈태하려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송두리째 없애야 하는데, 인사 외압은 지속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요즘 문제가 되는 것은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그동안 외압으로 상당히 망가졌다. 작년에는 이른바 ‘KB사태’를 겪으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작년 말 윤종규 회장(국민은행장 겸임)이 취임하면서 가까스로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그런데 최근 KB지주 사장 자리를 둘러싼 ‘외압 논란’으로 다시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전직 국회의원, 현직 공기업 사장에 이어 전 KB금융 계열사 대표, 전 지주사 임원 등이 차례로 지주사 사장 후보로 거론됐다. 정확하게는 윤 회장에게 이들을 지주사 사장으로 뽑으라는 외압이 가해졌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돈다.

이뿐만 아니다. 새로운 사외이사 7명을 선출할 때도 특정인을 뽑으라는 압력이 있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소문이 사실이라면 말로는 ‘새로운 KB금융’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자리를 요구하는 구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KB금융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은행은 최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홍일화 여성신문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등 4명을 선임했다. 이 중 3명이 정치권 출신이거나 정치권과 관련 있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엔 금융권 경력이 없는 정수경 변호사를 은행 전반의 부실과 비리를 감시하는 상임감사로 선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기업은행과 자회사에도 ‘정피아(정치권+마피아)’들이 다수 포진했다.

이처럼 정피아 논란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금융권에선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자괴감과 불신, 냉소가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정치금융으로 대표되는 낙하산 인사 관행을 지속하면서 금융산업 경쟁력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 코미디”라며 “진정한 금융개혁을 원한다면 정치권과 정부가 금융회사 인사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의 말을 빌리면 정말 금융권이 단단히 고장 났다.

장창민 금융부 기자 cmjang@hankyung.com



부동산 업계 '주택 아파트담보대출금리비교'로 3월 은행 특판금리 잡아라!
아파트 전세가율 70%육박..수요자들 '아파트담보대출금리비교'로 이자 절감해야..
[알림] 슈퍼개미 가입하고 스타워즈 왕중왕전 함께하기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