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사진)이 고심 끝에 '액면분할'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해 10월 액면분할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한 지 4개월여 만에 마음을 바꾼 것이다. 서 회장이 돌아선 배경에는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과 사업회사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각각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상장주식을 액면분할키로 했다.
액면분할은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분할해 주식의 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많아지면서 소액주주들도 보다 쉽게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액면분할 대상은 아모레퍼시픽 보통주와 우선주, 아모레G의 보통주와 우선주다. 모두 현재 액면가 5000원의 10분의 1인 500원으로 분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584만5849주인 아모레퍼시픽 보통주는 5845만8490주, 우선주의 경우 105만5783주에서 1055만7830주로 늘어나게 된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액면분할 이유로 유동성 개선과 거래 활성화를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액면분할은 유통주식 수 확대에 따른 유동성 개선과 거래 활성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과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에 대한 유동성과 환금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한국거래소는 꾸준히 아모레퍼시픽에 액면분할을 요구해 왔지만 서 회장은 긍정적인 답을 주지 않아 왔다. 기업가치를 보여주는 주가가 국내 최고가로 뛴 데다 '황제주'라는 타이틀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주식 물량이 늘어나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경영진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서 회장은 지난 해 10월 중국 상하이 뷰티사업장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액면분할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1주당 300만원대까지 치솟자 마음이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 해 초 100만원으로 출발했다. 잇따라 '어닝 서프라이즈'를 외치며 주가는 지난 해 8월 13일 사상 처음으로 200만원대를 돌파했다. 이어 올 2월 24일에는 장중 처음으로 300만원대에 진입했다. 국내 증시에서 1주당 주가가 3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0년 4월 19일 SK텔레콤 이후 처음이다.
올해도 호실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번 결정에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한 증권사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360만원으로 제기하기도 했다"며 "실적 호조를 발판으로 꾸준히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업계의 시각과 서 회장의 자신감이 액면분할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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