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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에 팬택 사겠다"는 미스터리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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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3개월 된 재미교포 펀드
투자 실적 전혀 없고 "송금 절차 몰랐다"며
인수대금 입금도 차일피일 미뤄

원밸류가 포기하면 청산 불가피…팬택·법원·매각주관사 '속앓이'만



[ 전설리 / 안대규 기자 ] 올해 초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애셋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 팬택을 사겠다고 나섰다. 팬택에는 구세주였다. 사겠다는 곳(원매자)이 없어 청산 문턱까지 떠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원밸류애셋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재미동포가 세운 펀드라는 것 빼곤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는 데다 인수대금 입금마저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서다. 팬택은 물론 팬택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 매각주관사 삼정KPMG는 속앓이만 하고 있다. 유일한 원매자인 원밸류애셋이 인수를 포기하면 팬택의 청산이 불가피해서다.

모호한 원밸류애셋의 실체

작년 11월 팬택 공개매각은 유찰됐다. 아무도 사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법원과 매각주관사는 2차 매각을 시도했으나 쉽지 않았다. 이달 초 원밸류애셋이 팬택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재미동포 팀 신이 주도해 만든 펀드라고 했? 팬택과 법원 매각주관사는 생소한 이 펀드에 대해 수소문했다. 구체적인 정보도 요구했다. 그러나 의구심은 속 시원히 풀리지 않았다.

원밸류애셋이 미덥지 않았던 법원은 인수대금을 한꺼번에 한국으로 송금하면 인수 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이례적인 요구였다. 통상 인수 절차는 인수대금의 10% 안팎을 계약금으로 입금하면 본계약을 맺고 나머지 계약금을 분할 납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원밸류애셋은 동의했다. 설 연휴 전후에 입금하기로 했다.

그러나 연휴가 끝나자 원밸류애셋은 입금 시기를 미뤘다. “해외금융계좌신고법에 따라 외국환 투자 시 미국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는 절차가 있는지 몰랐다”는 것이 해명이었다. 신고 절차를 마무리하고 27일께 입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대 인수합병(M&A)을 하면서 국세청 신고 절차 등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며 “팬택을 인수해 어떻게 운영하고 회생시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원밸류애셋 홈페이지엔 설립일이 2014년 11월로 적혀 있다. 설립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펀드를 설립한 팀 신은 누구인가. LA에서 부동산 임대·개발업 인터넷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재미동포란 사실과 팬택 인수 작업을 주도하는 인물이라는 것 외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그는 이번 팬택 인수를 위해 원밸류애셋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참여한 온라인 리크루트 업체 투게더MS 대표이기도 하다.

끙끙 앓는 팬택

팬택은 물론 법원도 원밸류애셋의 정체나 사업 능력이 불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따져 묻지 못하고 있다. 원밸류애셋마저 인수를 포기하면 팬택은 생존의 기회를 영영 잃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법원은 ‘제조업 벤처신화 1호’란 상징적 의미가 큰 팬택에 사형 선고를 내리길 꺼리고 있다. 청산가치(1500억원)가 존속가치(1100억원)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에도 회생을 추진해온 이유다. 인수 거래를 성사시켜야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매각주관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991년 설립된 팬택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한때 국내 스마트폰 시장 2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창업주인 박병엽 전 부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다. 그러나 삼성전자, 애플은 물론 급부상한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까지 가세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사세가 기울었다. 결국 작년 3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거쳐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전설리/안대규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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