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25일 코스피지수가 미국과 유럽에서 날아든 '훈풍'에 장중 1990포인트를 터치한 가운데 지난해 9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코스피가 다시 2000선을 뚫어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초저금리 기조 유지 재확인, 잠재적 불안요소로 작용했던 그리스 재정위기 우려 완화 등 대외 여건이 우호적인 데다 글로벌 유동성에 외국인까지 국내 증시로 돌아오는 분위기여서 증권가의 기대감은 일단 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발(發) 훈풍에 영향을 받아 1980선 후반에서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늘리며 코스피는 지난해 12월8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1990선을 찍었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의회 증언이 이날 코스피의 상승 재료로 꼽히고 있다. 그는 이날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최소 2번 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은 없다"는 기존 입장에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그는 또 "금리인상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기 전 선제적 안내문구(포워드 가이던스)는 변경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금리인상이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소 2번'이라는 발언은 결국 이르면 3월 혹은 4월 FOMC에서 선제적 안내문구가 변경될 수 있다는 얘기"라며 "2004년의 경우 5월 FOMC에서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 이후 6월부터 금리인상이 시작된 바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리스 재정위기 우려가 일시적으로 해소된 것도 국내 증시에는 호재다. 그동안 그리스 사태는 국내 증시에서 유로존 유동성 모멘텀(상승동력)을 짓누르는 원인으로 꼽혀 왔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투자심리가 안정돼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며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000포인트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귀환하는 움직임이 뚜렷한 것도 코스피 2000선 돌파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이달 들어 전날까지 8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1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2월에 들어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관점이 바뀌는 조짐이란 설명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 돌파에 무게중심을 두는 이유는 유럽계 자금의 국내증시 유입과 함께 우호적인 외국인 수급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국내 증시가 유가변동에도 내성이 생기면서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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