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균 기자 ] 그리스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이 16일(현지시간)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해법을 끌어내지 못했다.
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구제금융을 연장하라며 그리스를 압박했지만 그리스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로그룹은 오는 20일 회의가 마지막이라며 그리스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유로그룹은 이날 그리스에 기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6개월 자동 연장하는 내용의 초안을 제시했다. 또 세제·금융·노동시장·연금 개혁과 민영화, 채무상환 의무 이행 등도 요구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협상 4시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유로그룹은 20일까지 한 차례 더 협상 시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20일에 회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해야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협상 결렬 후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주 안에 구제금융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에 합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다만 유로존이 요구한 것과는 다른 조건에서 연장이 가능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가 기존 구제금융 연장 가능성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의 구제금융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1720억유로(약 216조3520억원) 규모의 기존 프로그램은 28일 끝난다. 그리스는 외부 지원이 없으면 몇 달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도 그리스 은행에서 매주 20억유로(약 2조510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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