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혹스런 새누리
대구 수성갑 여 텃밭이지만
시장출마했던 김, 거센 돌풍
김문수·안종범 등 거론
[ 이정호 기자 ]
4선의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70)이 내년에 치르는 20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여당 현역 의원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이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총선에 지역구에서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 지역의 젊고 유능한 후보자를 미리 정하고 그분이 충분히 선거운동을 할 시간을 주기 위해 당협위원장(옛 지구당위원장)직을 사퇴하고 후임을 물색하도록 당에 미리 요구해놨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임기가 1년 정도 남아 있지만, 이 기간에는 조금 더 열심히 경제 혁신과 창조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며 “지금 이대로 가면 정말로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환경이나 내부 구조상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6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했고, 1985년 대우그룹 회장실 상무로 옮겨 김우중 전 회장을 보좌했다. 이어 대우경제연구소장에 발탁됐고, 2000년 16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은 2004년 이 의원을 정책위원회 의장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에 겸임시키려 할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 2012년 5월 친박근혜계 지지를 받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늘 거론돼 왔다.
이 의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로 대구 수성갑을 둘러싼 여야 예비 후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통적인 여당 텃밭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김부겸 전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앞세워 40.4%의 득표율을 기록해 여당을 긴장시켰다. 김 전 의원은 작년 6·4 지방선거에서도 대구시장에 출마해 40.3%의 표를 얻었다.
새누리당은 김부겸 바람을 잠재울 대항마로 누구를 내세울지 고심하고 있다. 경기지사를 지낸 김문수 당 보수혁신위원장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거론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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