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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구조조정이 먼저다] "복지 컨트롤 타워 만들고 유사·중복사업부터 '수술대'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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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구조조정 어떻게

부처 간 '칸막이'로 조율없이 정책 쏟아내
수혜자 부정수급 빈번…전달체계 손봐야



[ 고은이 / 김유미 기자 ]
복지 구조조정의 큰 줄기는 무차별적으로 지원하는 무상복지의 수혜 대상을 축소하고 유사·중복 복지사업은 통합해 지출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복지재정을 확보하고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에 혜택을 집중하는 방향이다. 하지만 한 번 늘어난 복지를 조정·축소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복지 ‘컨트롤 타워’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중복 지원하는 유사 복지사업부터 구조조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정치권의 협조 없이도 정부가 먼저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선진국의 복지제도를 서둘러 이식하면서 부처 간 조율은 제대로 하지 못해 중복 제공되고 있는 유사 복지사업은 수십 개에 달한다. 보건복지부의 여성장애인 교육지원사업과 여성가족부의 여성장애인 사회참여지원사업, 복지부의 발달재활서비스와 교육부의 치료지원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각 부처에서 신규 복지정책을 추진하면서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서로 경쟁하듯이 쏟아낸 결과다. 결국 재정 낭비로 이어진다. 부처 간 연계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복지사업도 있지만 부처 간 칸막이 때문에 정보 공유조차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고용노동부의 빈곤층 대상 직업훈련은 복지부의 소득보전 지원사업과 연결할 경우 효과가 커질 수 있지만 제대로 연계돼 있지 않다.

복지 구조조정을 위한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부의 복지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것은 확실한 조정탑이 없기 때문”이라며 “각 부처가 각자의 핵심사업을 깎겠다고 나서긴 어렵기 때문에 부처 간 칸막이를 해체할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당장 구조조정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멍이 뻥뻥 뚫린 복지 전달 체계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복지 전달 체계가 수혜자의 중복 수급이나 부정 수급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제도 설계 자체에 부정 수급할 수 있는 맹점이 있고 이를 노려 혜택을 보려는 사람이 많지만 관리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얘기다. 빈곤층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지어 놓은 임대주택엔 외제차가 즐비한데도 막을 방법이 없다. 정작 극빈층 노인들은 월세 낼 돈이 없어 요양병원에 정착해 의료급여 지출만 늘리고 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거의 모든 복지정책의 대상 선정 기준에 문제가 있고 이 때문에 비효율이 생긴다”며 “정말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복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 설계와 수급 관리를 동시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별지원으로 전환

복지 구조조정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전 계층에 똑같은 혜택이 일률적으로 제공되는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 일명 ‘무상복지 시리즈’에 칼을 대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지고 있다. 수혜자 맞춤형으로 섬세하게 설계돼야 하는 복지 제도가 정치권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도입돼 재정난과 복지 비효율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노인 70%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주는 기초연금에 들어가는 재정은 2030년에는 50조원, 2040년에는 10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관련 예산은 10조원이다.

부자든 가난한 가정이든 아동에게 월 22만~78만원의 보육비를 지원하는 무상복지 예산은 올해 10조2256억원이다. 2011년 4조1000억원에서 4년 만에 2배 넘게 폭증했다. 전업주부들도 무상보육 혜택을 받지 못하면 손해라며 아이를 어린이집에 줄 서서 맡기고 있다. 대학생 반값등록금 예산은 2013년 2조7750억원에서 올해 3조912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무상복지를 구조조정하기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다. 표를 의식하는 정치권에서 쉽게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 당장 내년 초에 총선이 있다. 정치권에서 논의만 하다 결론을 못 낼 경우 선거 국면에 휩쓸려버릴 가능성이 크다. 한 사회정책 전문가는 “일단 복지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의 장이 열렸다는 점에선 긍정적이고 앞으로가 중요하다”며 “소모적인 논쟁으로 그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고은이/김유미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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