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흥행서적 '워스트10'에 3건 올라
SK케미칼은 석유화학 경기 불안 직격탄 맞아
JB금융지주 첫 코코본드도 관심 못끌어
이 기사는 01월14일(11: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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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이 중간 수준인 A급 회사들은 작년 자금조달 과정에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일부는 저금리 시대 고수익 투자대상으로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확연히 높아졌다. 반대로 일부는 실적 우려 탓에 아예 거들떠 보지 않는 채권으로 추락했다.
14일 마켓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2014년 회사채(일반 금융채 제외) 수요예측에서 '찬밥' 취급을 받은 기업은 금호석유화학, 한화건설, JB금융지주(조건부 자본증권), 두산인프라코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SK케미칼 등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모집금액(1000억원 이상) 대비 참여금액이 적은 순서다.
특히 대한항공(발 ?당시 신용등급 A-)은 오랜만에 채권을 내놨는데 손님이 없어 얼굴을 붉히는 사례가 속출했다.
작년에 발행한 55회, 56회, 57회 채권이 모두 비인기 10개 종목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집금액 대비 참여금액 비율은 순서대로 50%, 44%, 42%에 그쳤다.
작년 9월 말 현재 연결 총차입금이 15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내린 한진해운 자금지원을 결정 등이 투자자들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한 해 수 차례씩 회사채를 발행해온 대한항공은 2012년 말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1년 반 동안에는 수요예측을 실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SK그룹의 계열사도 망신을 샀다. SK케미칼(A)가 작년 1월 발행한 12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 기관투자가들이 650억원 규모로 참여한 것. 중국과 중동 석유화학 시설 증대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로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나빠진 탓이다. 불참한 투자자들은 회사 측이 제시한 희망공모금리보다 많은 대가(이자)를 받길 원했다.
JB금융지주는 국내 최초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용감함을 보여줬다. 기본자본(Tier1) 확충을 위해 후순위 상환 조건으로 연 6.4%에 달하는 고금리도 제시했으나 기대만큼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자지급을 건너뛸 수 있다는 특이한 조항이 보수적인 보험사들의 참여를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 채권의 회계처리 관련 기준 미비도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줬다.
이밖에 한화건설(A)과 두산인프라코어(A), 포스코건설(AA-)은 금융위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건설업종 투자 기피심리의 벽을 譏?못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 시도가 가능한 건설사라면 그나마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A-)과 아시아나항공(BBB+)의 흥행도 저조했다. 실적 불안과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 탓이다.
한편 신생 금융회사인 메리츠캐피탈과 우리카드가 작년에 발행한 채권도 투자자들부터 외며을 받았다. 일부는 모집금액 대비 0%와 0.33% 수요만 참여하는데 그쳤다. 다만, 신규 설립에 따라 한시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인 만큼 일반 회사채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금융회사들은 설립 1년 뒤부터 수요예측 절차를 건너 뛰는 약식 발행이 가능해진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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