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재벌' 동서그룹의 3세 후계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창업주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 김상헌 고문에 이어 동서에 후계구도 이슈를 부상시킨 인물은 김 고문의 큰 아들 김종희 전무다. 김 전무는 지난 해 부친이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자 1년6개월 만에 다시 동서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여기에 김 전무가 새해 지분 늘리기에 돌입하면서 이같은 3세 후계구도에 힘을 싣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전무는 지난 23일 동서 주식 1만1575주를 2억6000여만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김 전무의 동서 지분율은 9.64%로 늘었다. 김 전무는 지난해 8월 전무이사로 신규 선임되면서 동서 지분을 9.63% 끌어올린 바 있다. 이는 아버지 김 고문(22.57%)과 작은 아버지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20.08%)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지분율이다.
김 전무의 지분율은 여동생 김은정(3.18%), 김정민(3.01%) 씨보다도 세 배 가량 높다. 사촌지간인 김 회장의 아들 김동욱, 김현준 씨의 동서 지분율은 1.61%, 1.42%로 미미한 수준이다.
동서는 동서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동서식품 주식을 미국 크래프트푸드홀딩스와 50%씩 보유하고 있다. 또 동서유지와 동서물산, 성제개발, 대성기계 등 다른 계열사들의 최대주주로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동서 지분율을 높여야 그룹의 지배구조를 장악할 수 있는 셈이다. 김 전무의 동서 지분 매입이 주목을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고문도 장남 승계를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그는 지난 해 3월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후 동서 지분을 잇따라 매각했다. 지난 해 7월 한 달간 12차례에 걸쳐 동서 주식 40만주를 팔아치웠다. 해당 기간 지분율은 0.40%포인트 줄어들었다. 매각한 동서의 지분가치는 지난해 7월 종가 기준으로 77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선 김 고문이 증여세 납부자금 마련 등 3세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지분정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해 실시한 무상증자에 대해선 3세 지분 매입을 위한 물밑작업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무는 유력한 후계자로 꼽혀 왔지만 2013년 2월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퇴사했다. 이로 인해 후계구도에 관한 이야기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김 전무가 1년6개월 만에 다시 복귀하면서 향후 경영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는 1976년생으로 현재 동서에서 회계 업무를 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경영지원 부문에서 상무직으로 근무한 바 있다"면서 "회사에 복귀했지만 아직 경영활동에 적극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고문은 2004년 동서그룹 창업주인 김재명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이후 김 고문은 동서를, 동생인 김석수 회장은 동서식품을 나눠 맡아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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