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먹고 바르고 입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당신도 햄릿 증후군을 앓고 있지 않습니까? 고뇌하는 당신을 위해 한경닷컴이 준비했습니다. 매주 한 차례씩 까다롭기로 정평난 여기자들이 사용한 뒤 솔직하게 평가합니다. 소비로 존재를 증명하는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소비를 돕는 친절한 후기를 만나보세요. 언니, 믿죠?
[ 오정민 기자 ] 찬바람이 싸늘하게 귓가를 스치면 여성들이 가장 먼저 챙기는 물품 중 하나는 수분크림이다. 춥고 건조한 날씨에 수분을 뺏긴 피부는 노화에 대적할 힘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 같이 수분크림이 '생활필수품'인 만큼 가격도 중요하다. 25일 '언니 믿지'에선 저렴하면서 좋은 수분크림을 고르기 위해 여기자 네 명이 국내 매출 1~3위 로드숍 브랜드의 대표 수분크림 3종을 비교했다.
로드숍 매출 1위인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이 최근 미는 수분크림은 수지크림 시리즈 신상품인 '망고씨드 뽀얀 윤기 데이트 버터 크림'이다. 망고씨드 페이셜버터, 치아씨드 피지잡는 수분크림 등 히트상품에 이은 신제품이다.
이름에 '버터'를 넣을 만큼 실온에서 조금 녹은 버터처럼 끈적끈적한 제형이다. 샌드과자의 치즈크림과 유사하다. 대신 손에 덜면 버터처럼 금세 녹아 발린다. 상품명에서 뽀얗게 표현되는 장점을 강조해 낮 전용 크림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밤에도 바를 수 있는 제품이다. 주름개선 및 미백 2중 기능성 화장품이기도 하다.
보습력은 세 제품 중 가장 좋은 편이다. 볼이 건조한 권민경 기자가 가장 반긴 제품이었다. 얼굴에 바르면 살짝 화사한 느낌이 돌아 화장 전 메이크업을 잘 받게 하기 위한 프라이머 용도로도 잘 쓸 것 같다는 평가다.
권민경 기자는 "바른 뒤 얼굴에 뽀얗게 윤기가 도는 느낌"이라며 "메이크업(파운데이션)을 발라보니 확실히 크림을 바르기 전보다 잘 스며들었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발랐을 때 상대적으로 답답한 느낌이란 점, 비교적 강한 향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에 총평에선 가장 박한 평가를 받았다. 구입의사로 내린 별점(다섯 개 만점 기준) 평균은 두 개를 겨우 넘겼다.
박희진 기자는 "과일향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망고향이 지나치게 인공적이었고 노래방 방향제를 연상시켰다"며 거부감을 표했다.
김근희 기자 역시 "강한 냄새 때문에 사용하기 꺼려졌다"면서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아침에 바른 뒤 오후가 되자 평소보다 더 기름기가 돌아 수정화장을 자주해야 됐다"고 설명했다. 지성피부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제품은 로드숍 매출 2위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그린티 씨드 크림이었다. 별점 평균이 3개를 약간 웃돌아 더페이스샵 제품과는 별 한 개 만큼 차이가 났다.
이니스프리 제품은 평가대상 중 가장 묽은 젤 제형으로 바르는 즉시 촉촉한 느낌이 돈다. 아모레퍼시픽이 소유한 제주 녹차밭에서 수확한 녹차로 만든 생녹차수와 녹차씨 오일을 함유한 제품이란 점을 내세운 브랜드 대표 수분크림이다.
기자들은 지성피부의 소비자가 사용하기 가장 좋은 수분크림이란 평가를 내렸다. 상대적으로 보습 지속력이 약하고, 피부에 흡수된 직후 미묘하게 미끈한 느낌이 남는다는 점은 꼬투리를 잡혔다.
지성피부인 김근희 기자는 "유분보다는 수분이 많은 느낌으로 산뜻한 사용감이 좋았다"며 "흡수가 느려 처음 발랐을 때는 번들거리는 느낌이 있었지만 좀 기다리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권민경 기자는 "평가대상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을 고려하면 수분 크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제품"이라며 "지속성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다른 제품에 비해 소박하고 자연친화적인 패키지도 가산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품과 뚜껑 사이 덮개도 다른 제품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지만 이니스프리 제품은 비닐로 막을 만들어 쓰레기를 최소화했다.
미샤의 '수퍼 아쿠아 울트라 워터풀 크림'은 무난하게 사용하기 좋은 수분크림이란 평가를 받았다. 평가 대상 제품 중 향이 가장 약한 편이란 점도 이 같은 평가에 일조했다.
제형은 촛농을 연상시키는 유백색 크림으로 휘핑크림과 같이 가볍다. 바른 뒤 산뜻하게 마무리돼 수분 보호막을 씌워주는 듯한 느낌이다. 더페이스샵 제품보다는 질감이 가벼우면서도 보습 지속력을 갖췄다는 게 기자들의 중론이다. 주름개선 및 미백 기능도 겸비했다.
민감성 피부인 박희진 기자가 가장 만족한 제품이기도 했다.
그는 "피부에 자극이 없었고, 바르고 1시간이 지나도 처음 발랐을 때의 촉촉함이 유지됐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피부에 유분기가 돌기보다 수분이 공급된 느낌이고 사계절 내내 부담 없이 사용하기 좋겠다고 판단했다.
김근희 기자는 무난하지만 특징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랐을 때 무겁거나 답답하지 않기 때문에 여름에 쓰기 적합한 제품"이라면서도 "특색이 없는 느낌이어서 이 제품을 찾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