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요예측 경쟁률 3.28 대 1… 전체 투자적격 등급 중 최고
저금리·우량채債 공급 부족 심화… 연 3% 금리로 기관 자금 빨아들여
이 기사는 01월06일(05: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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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회사채 시장의 키워드 중 하나는 ‘A+’였다. 시장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데다 특수채와 AA 등급 이상 회사채 등 우량 채권의 공급마저 줄어들다보니,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금리가 높은 ‘A+’ 회사채 인기가 상한가를 쳤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지난해 208건의 회사채 수요예측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 ‘A+’ 회사채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3.28 대 1로, 전체 10개 투자적격 등급 중 최고를 기록했다. ‘A+’ 등급 기업이 100만원어치 채권을 팔겠다고 했을 때 평균적으로 328만원의 투자금이 몰렸다는 뜻이다. 경쟁률 상위 2, 3위에 오른 ‘AAA’(2.39 대 1), ‘AA0’(2.32 대 1) 회사채와 격차가 1.4배에 달할 정도로 ‘A+’ 회사채 선호가 분명하게 나타났다.
‘A+’ 회사채의 인기는 종목별 수요예측 경쟁률 순위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넥센타이어51’, ‘율촌화학11’, ‘대웅제약7’ 등 작년 한 해 수요예측 경쟁률 상위 1~5위에 오른 회사채 모두 신용등급이 ‘A+’였다. 이들 회사채는 수요예측 조사에서 각각 8 대 1 안팎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A+’ 회사채는 2013년만 해도 수요예측 경쟁률이 전체 투자적격 등급 중 6위(1.18 대 1)에 머물 정도로 인기가 낮았지만, 1년 만에 상황이 180도 바뀌어 기관투자가들의 최고 선호 채권으로 떠올랐다. 이렇게 기관투자가들의 채권 매수 입맛이 바뀐 이유는 초(超)저금리와 우량 회사채 공급 부족이라는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시장의 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한국은행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2%까지 인하하면서 연 2%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A+’ 회사채보다 등급이 1~3단계 높은 AA 등급 회사채(3년 만기 기준)의 금리 역시 연 2%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반면 ‘A+’ 회사채는 연 3%에 가까운 수익률을 자랑한다. 국·공채와 우량 등급 회사채만으로는 목표 수익률을 맞출 수 없게 된 기관투자가들이 눈높이를 낮춰 ‘A+’ 회사채 투자에 적극 뛰어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우량 채권의 신규 공급이 줄어든 이유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A’ 위주의 특수채와 AA등급 이상의 우량 기업 회사채는 정부와 대기업들의 부채 감축 움직임에 따라 지난해 발행량이 전년보다 각각 21%와 9%씩 감소했다. 한 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 임원은 “저금리로 가뜩이나 돈 불릴 데가 없는데 우량 채권 발행량까지 줄어든 탓에 괜찮은 기업의 A 등급 회사채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A등급임에도 불구하고, ‘A0’(1.36 대 1)와 ‘A-’(1.16 대 1) 회사채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다소 낮았다. 기본적으로 채권 투자적정 등급을 ‘A+ 이상’으로 설정한 기관투자가들이 많은 데다, ‘A0’ 이하 회사채 중엔 건설·조선·해운 등 이른바 ‘취약 업종’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 많아 선뜻 투자하기가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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