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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PS '새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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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증권, 5년만에 성과급 설레고
실적 준 휴대폰사업부 '조마조마'
반도체, 2년전 18%…50%에 '희색'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이건희 회장 철학따라 2001년부터 도입
성과시스템 자리 잡았지만 실적 못내는 사업부 상대적 박탈감 여전



[ 주용석 기자 ] 삼성그룹이 이달 30일 흔히 ‘PS(초과이익분배금)’로 불리는 특별성과급을 지급한다. 개인 연봉의 0~50% 범위에서 정해지는 PS 규모에 따라 직급과 연차가 같아도 연봉이 최대 수천만원 넘게 차이 나기 때문에 직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다음주 초 계열사별·사업부별 PS 비율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실적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미 부문별로 직원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직원들은 얼굴에 희색이 가득하다. 2년 전만 해도 연봉의 18%에 그쳤던 PS 비율이 지난해 40% 선으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는 50%에 달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 수성에 성공한 TV사업부(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도 올해 ‘PS 50%’를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무선사업부 직원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 탓에 PS가 확 줄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지난 수년간 이익 기여도와 사기를 고려해 많은 PS를 받게 될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다. 한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급팽창 하면서 줄곧 PS를 50%씩 받아왔다”며 “올해 50%를 못 받게 되면 사실상 연봉이 깎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에서도 가전, 의료기기, 프린터 등 일부 사업부는 큰 기대를 안 하는 눈치다. 이들 사업부는 최근 수년간 PS 비율이 10~20%대에 그친 데다 올해도 사정이 별반 나아지지 않아서다.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다른 계열사들도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표정이 밝지 않다. 일부 계열사는 PS를 한 푼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는 작년보다는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4년간 PS를 전혀 못 받다 올해 5년 만에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PS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2001년 도입돼 삼성의 경쟁력을 높인 보상체계로 자리잡았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은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회사다. 20년 가까이 근무한 초임 부장의 경우 계약서에 서명하는 기본연봉은 7000만원대 초반이다. PS 50%를 받은 직원과 한 푼도 못 받은 직원의 연봉은 1억500만원과 7000만원으로 3500만원이나 차이 난다. 직원들의 성과 창출을 독려하는 연봉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받는 사람만 계속 받고 못 받는 사람은 계속 못 받는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반도체나 스마트폰처럼 삼성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사업부는 개인 역량에 상관없이 매년 거액의 성과급을 받지만 다른 회사나 심지어 삼성전자 내 다른 사업부는 개인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성과급을 거의 못 받는다는 얘기다. ‘PS 시즌’마다 일부 직원들이 상실감을 나타내는 이유다.

그런데도 외부에선 웬만한 삼성 직원은 모두 억대 연봉을 받는 것처럼 알려져 곤혹스러워하기도 한다. 삼성의 한 계열사 직원은 “신문에 ‘삼성 직원들이 수천만원씩 성과급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다”며 “집에서 ‘왜 돈 안 가져오느냐’는 아내의 성화 때문에 ‘PS 받는 날은 부부싸움 나는 날’이란 웃지 못할 농담까지 나올 지경”이라고 전했다.

삼성 그룹 수뇌부에서도 “눈앞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그 성과를 가능하게 한 토대를 만든 직원에게 보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성과 위주의 성과급 체계를 손볼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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