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지난 4분기 기업 성적표가 줄줄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주요 대형주들의 실적 부담이 국내 증시의 발목을 붙잡을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와 KT&G 등 주요 업종 대표주가 이날부터 실적을 발표, 시장참여자들의 시선도 대외 호재에서 기업 실적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기부양 기대감과 유가 반등 시도 등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4분기 실적 동향에 따라 주가 등락이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1분 현재 전날보다 0.27% 오른 1926.51을 기록 중이다. 사흘 째 이어지고 있는 코스피의 상승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핵심이다. 대내적으로는 증시를 지배할만한 뚜렷한 모멘텀(상승동력)이 없는 상황.
이러한 가운데 자동차 대장주인 현대차가 이날 오후 2시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즌이 다음주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KCC 대림산업 LG생활건강 현대건설이, 오는 23일에는 대한항공과 삼성물산 현대글로비스이 4분기 성적을 공개한다. 다음주에도 SK하이닉스와 포스코, 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거 실적을 발표한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깜짝실적'으로 실적시즌 테이프를 끊었지만, 나머지 대형주들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경기민감업종인 정유, 조선 등의 실적 부진이 예고된 가운데 IT 자동차 등의 실적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4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난 연말에 비해 최근 3주동안 약 1조원 하향조정 됐다.
이 증권사의 이영원 연구원은 "이번 4분기 영업이익도 기존 전망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실적 전망치의 변화 역시 지난 1~3분기와 비슷하게 빠른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전날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1.15% 하락했다. 기아차도 3.08% 약세였다. 러시아 루블화 급락과 신흥국 환율 변동성으로 완성차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영업이익률이 당초 8%대 중반에서 5%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눈이 이미 예고된 4분기 실적 부진보다 올 상반기 실적 전망 개선에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3분기까지는 해당분기 실적의 하향조정은 물론 다음 분기 이익전망도 같은 속도로 낮춰져 실적의 반전시점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이번 실적 시즌에서는 다가올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기업 이익 전망이 상향되고 있는 데는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중국 경제의 비교적 견조한 성장, 유가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경기영향 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영원 연구원은 "이번 실적시즌은 4분기 실적의 현실적인 수준 뿐 아니라 올 상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반영되는 기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올 1분기 실적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 실적이 동반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은 IT와 화장품, 미디어엔터, 음식료 업종"이라고 꼽았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내 실적 전망 개선 폭이 큰 기업은 삼성전기, 효성, LG생명과학, 실리콘웍스 등이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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