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시작 10분 전 입장
최근 금연한 장관 등 3명에
"작심삼일 극복하는 길은 3일마다 결심하면 된다"
[ 정종태 기자 ]
하지만 20일 국무회의는 분위기가 달랐다. 박 대통령이 회의 시작 10분 전 세종실 앞 환담장에 나타난 것. 삼삼오오 모여 대화하던 장관들은 일제히 박 대통령 주위로 모여들었다. 박 대통령과 장관들은 찻잔을 들고 자연스러운 형태로 모여 선 채 10여분간 차를 마셨다.
새 정부 들어 국무회의 전에 대통령과 장관들이 자연스럽게 환담을 나눈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국무회의 때마다 이런 티타임을 일상적으로 가졌다. 이날 티타임은 장관들에게 미리 공지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년 기자회견 때도 장관들과 대면보고 등 소통이 부족하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오고 해서 소통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마련한 자리”라고 했다.
티타임에서는 주로 금연 얘기 등 가벼운 소재의 대화가 오갔고 중간에 웃음이 터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적폐 해소 문제를 언급할 때는 분위기가 사뭇 진지해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으로부터 “부총리와 문형표 복지부 장관, 안종범 경제수석 세 분이 담배를 끊었다”는 말을 전해듣고 “새해 작심삼일이란 얘기가 있는데 작심삼일을 극복하는 길은 삼일마다 결심을 하면 된다고 한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또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생각을 바꾸자는 취지로 정부세종청사의 인사혁신처 사무실 복도를 온통 오렌지색으로 칠했다는 얘기를 듣고 “형식이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많다. 자꾸 그렇게 해서라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금단 현상을 매개로 ‘사회적 적폐’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적폐를 해소한다고 노력하는데, 처음에 옷에 때가 묻었을 때는 금세 지울 수 있는데 이게 절어서 비누로 빨고 노력을 해도 옷이 해질지언정 때가 잘 안 빠진다”며 “너무 오랫동안 덕지덕지 쌓이고, 뿌리가 깊이 내려버려서 힘들지만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자체가 금단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것도 오래하다 보면 편하니까, 나쁜 것이라도 으레 그렇게 하는 것 아니겠느냐 하고 빠져드는데 그러다가는 사회가 썩는다”며 “그러면 개혁을 하려 해도 저항도 나오고, 여태까지 편했던 것을 왜 귀찮게 하느냐, 난리가 나는 그런 게 일종의 금단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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