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미생’은 기성세대들에 비해 아직 미숙하고 기반이 없는 사회 초년생을 뜻하는 말이다. 드라마 속 미생들은 미숙한 실력으로 선배 상사에게 꾸지람도 듣고 실수를 연발하면서 회사라는 사회에서 조금씩 자신들의 기반을 만들어 나간다.특히 ‘미생’의 주인공인 장그래는 여러 미생 중에서도 가장 볼품 없는 고졸의 낙하산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마음자세로 몇 번이고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간다. 그렇게 주변의 편견에 맞서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킨다. 긍정과 노력은 분명 ‘미생’이 ‘완생마’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임에 틀림없다.
재무적인 은퇴 준비를 연구하는 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은퇴 준비에 관해서만큼은 사회 초년생인 2030세대뿐 아니라 은퇴를 목전에 앞둔 5060세대들조차 모두 미생이 아닐까 싶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 없이 빠른 고령화와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어느 세대도 먼저 경험해 보거나 준비하지 못한 이런 변화 앞에서 우리는 모두 미생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자녀의 대학 학자금 때문에 자신의 노후 준비를 뒤로 미루는 사람이 허다하다. 은퇴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행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은퇴 준비에서 미생을 벗어나 완생으로 가는 길은 무엇일까. 답은 앞서 얘기한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에게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마음과 끊임없는 노력이 필수다. 여기에 자신의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한 뒤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은퇴 준비에 있어 완생의 길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은퇴를 목전에 둔 5060세대라면 과도한 교육비 지출을 줄이고 매달 월급처럼 통장에 들어오는 평생소득이 꾸준히 발생하도록 자산을 재구조화해야 한다. 아직 시간이 남은 2030세대라면 세제 혜택 등이 주어지는 퇴직연금 추가 납입이나 개인연금 등을 통해 미리 노후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좋다. 시간의 힘을 활용하면 그만큼 복리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2015년 청양의 해를 맞아 은퇴 준비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자세와 노력을 다짐해보자. 드라마에서 오차장이 장그래에게 한 말처럼 ‘우린 아직 다 미생’이고, 특히 은퇴 준비에 있어서만큼은 각고의 노력 없이 완생마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은아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