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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시장 불확실성에 지수 1900 무너져

    스위스 최저 환율제 폐지에 글로벌 통화셈법 복잡해져
    외국인 3000억 넘게 매도
    시가총액 상위주 급락했지만
    현대하이스코·효성·에스원 등 실적 개선株는 꿋꿋이 올라



    [ 강지연 기자 ]
    예상치 못한 스위스발 악재에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다. 외환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증시 바닥을 가늠하기 힘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 회의가 열리고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는 다음주 후반까지는 증시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매물 폭탄에 코스피 ‘급락’

    외국인 투자자들은 16일 개장과 동시에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기 전자 등 주요 수출주를 중심으로 총 3088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선물시장에서도 4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전방위로 증시를 압박했다. 장 초반 1900선 밑으로 밀린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늘려 26.01포인트(1.36%) 떨어진 1888.13으로 거래를 마쳤다.

    단기적으로 증시 바닥을 전망하는 것은 ‘의미 없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진단이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 환율제를 전격 폐지하면서 글로벌 각국 통화를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진 탓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추가 양적 완화 정책으로 유로화가 약세로 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유가 하락에 따른 러시아의 금융 불안과 디플레이션 우려, 일본 등 경상수지 흑자국들의 통화 강세 등 너무 많은 변수가 산재해 있어 달러나 엔화, 원화의 방향성은 예측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이 갈피를 잡기 전까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나올 ECB 회의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는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이 최대 관건”

    이날 국내 증시 낙폭이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컸던 것은 내부적으로 실적에 대한 우려가 더해졌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전날 미 애플의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SK하이닉스(-4.14%), LG디스플레이(-1.24%), LG이노텍(-5.65%) 등 관련주 주가가 급락한 게 대표적이다. 원·달러 환율의 반등 속도가 둔화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 속에 살아나던 수출주 주가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럴 때일수록 실적 개선주들이 오히려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증시에서 현대하이스코(7.78%) 효성(5.26%) 에스원(4.15%) 고려아연(1.54%)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여건이 혼란스러울수록 실적이 받쳐주는 종목들로 수급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실적시즌으로 접어들면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2일 ECB 회의가 예정돼 있고,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22~23일 집중돼 있어 다음주 후반쯤에는 증시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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