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 大家에게 듣는다 (2)
배당확대 정책도 맞물려
한국 증시에 긍정적 효과
美 금리인상 앞당길 수도
글로벌 증시 변동성 커져
强달러는 올해도 계속될 것
[ 조재길 기자 ]
“경상수지 흑자국인 한국과 대만을 올해 유망한 투자처로 꼽을 수 있습니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업의 수익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88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굴리는 프랭클린템플턴의 스티븐 도버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가 하락으로 한국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코스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 정도로 높지 않은 수준이어서 올해 기업 이익이 완만하게 늘어날 여지가 크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배당 확대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도 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처럼 경상수지 흑자국인 대만과 원자재값 하락의 수혜국인 인도 역시 주목해야 할 투자처”라고 소개했다.
올해 글로벌 증시에선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도버 CIO는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이 긴축정책을 펼 때 변동성이 항상 커졌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 6월께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전된 것으로 나오면 Fed가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더 이상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럽과 일본은 계속 돈을 풀고 있다”며 “다소 약화될 수 있겠지만 올해도 강달러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및 일본 증시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강력한 양적 완화 정책도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이유에서다. 더욱 비관적인 평가를 내린 곳은 러시아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대비 3.3% 위축되면서 침체를 겪을 것으로 봤다. 그는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러시아 정부 예산의 절반”이라며 “에너지 가격 하락은 경기 침체와 함께 국가재정 부실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유가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원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축소되고 있는 데다 산유국들이 재정 적자를 이유로 공급량을 오히려 늘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다만 “원유 수출국도 수지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유가가 지금보다 훨씬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버 CIO는 “과거처럼 선진국이냐 신흥국이냐의 잣대를 갖고 접근하는 방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국가 간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투자처를 고를 땐 철저하게 개별 국가와 종목의 내재가치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반 투자자들이 수년간 계속해서 최고의 수익을 내는 자산을 골라내는 건 불가능하다”며 “한국 투자자들도 글로벌 시각을 갖고 여러 나라에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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