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연 기자 ] “웨이중은행에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중국 금융 개혁에는 큰 도약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사진)는 지난 4일 선전에서 열린 웨이중은행 창립식에서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며 한 말을 원용했다. 웨이중은행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텅쉰이 최대주주로, 1949년 중국이 공산화한 뒤 설립되는 첫 순수 민간은행인 동시에 지점 없이 온라인으로만 영업하는 중국의 첫 핀테크(fintech=정보기술이 결합된 금융) 적용 은행이다. 텅쉰은 작년 1월 온라인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핀테크 영역에 발을 들인 지 1년 만에 은행업까지 진출했다.
리 총리는 “금융서비스에선 소외된 중소 상공인에게 자금을 융통해 주고 기존 금융사의 개혁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웨이중은행 개설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날 선전의 한 트럭 운전사에게 은행이 3만5000위안의 개인 대출을 승인하는 버튼을 직접 눌렀다. 중국 정부가 지분을 소유한 기존 대형 은행은 대기업 중심의 안전한 영업을 고집해 중소기업과 개인들은 은행 대출을 받기 힘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민간은행을 통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60%, 고용의 75%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금 30억위안(약 5300억원)의 웨이중은행은 예금과 대출부터 영업을 시작해 외환, 은행카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웨이중은행을 시작으로 중국에선 민간자본과 핀테크가 중심이 된 금융개혁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를 세계 4위 규모로 성장시킨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중국 정부의 은행 영업 허가를 받았다. 원저우의 가전유통업체 정타이, 상하이의 항공사 쥔야오 등도 연내 은행 문을 열 계획이다. 이들 역시 지점을 아예 개설하지 않거나 최소화하고 핀테크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강영연 한국경제신문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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