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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구조개혁으로 경제 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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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강화와 성장잠재력 확충을 꼽았다.

이 총재는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정부도 구조개혁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수립했지만, 정책 방향의 올바른 설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차질 없는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조개혁의 성공적 실행을 위해 중앙은행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또 어떤 정책수단을 활용할 수 있을지 진지한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상당 기간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물가도 낮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므로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최근 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정부와 한은이 취한 정책 효과가 반영된 현상일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위험 축적의 신호이기도 하다"면서 가계부채 동향을 한층 더 주의 깊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시스템적 리스크 점검 주기를 단축하고, 지급결제 제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핀테크에 대한 감시체계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지난해 4월 한국은행으로 돌아온 이후 총재직의 무거운 책무를 다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돌이켜보면 보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아쉬움을 느낀 일들이 더 뚜렷이 기억됩니다.

취임 때부터 시장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 대내외 충격 등으로 경기흐름이 크게 바뀌었고, 결과적으로 그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통화정책의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늘리는 등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한층 더 강화했음에도 경기 회복세는 미흡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목표범위를 하회하면서 통화정책 기조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낮은 물가상승률이 국제유가 및 농산물 가격의 하락 등 공급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을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판단을 경제주체들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 것이 안타깝게 생각됩니다.

새해는 경제상황이 지난해보다는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난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먼저 여러 가지 구조적 요인들이 성장동력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저출산·고령화, 노동시장의 경직성, 부문간 불균형, 과도한 규제 등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고 일부 주력산업의 경쟁력도 저하될 우려가 있습니다.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소비여력을 제약하고 금융안정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대외여건도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할 수 있는 요인이 곳곳에 잠재해 있습니다.

새해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여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정책방향의 올바른 설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차질 없는 실천이라 하겠습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통화정책은 상당기간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물가도 낮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므로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통화정책의 유효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예측의 정확성을 높여 정책을 적시에 실행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올해는 내년 이후 적용할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 환경 변화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토대로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적정 인플레이션 수준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물가안정목표의 적용시계, 변동허용범위, 대상지표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분석하여 최적안을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중앙은행의 새로운 책무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금융안정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취한 정책의 효과가 반영된 현상일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위험 축적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한층 더 주의 깊게 점검하고 정부 및 감독당국과 협력하여 이를 완화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금융환경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여 시스템적 리스크 점검주기를 단축하고 지급결제제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핀테크(FinTech)에 대한 감시체계를 마련하는 등 금융시스템 안정성 강화를 위해서도 더욱 힘써야 하겠습니다.

구조개혁의 성공적 실행을 위해 중앙은행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또 어떤 정책수단을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한 연구 검토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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