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당국이 에어아시아 실종 여객기 수색현장에서 탑승자 시신 수습에 착수하면서 추락 당시의 긴박했던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급속히 추락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31일 보르네오섬 서부 자바 해역의 수색 현장에서 전날에 이어 사고기 탑승자 시신과 함께 기체 잔해 등이 속속 수거되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가리기 위한 당국의 조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국이 전날 낮(현지시간) 자바 해상 수색 현장에서 처음으로 수습한 시신 3구는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수습 초반이긴 하지만 이날까지 주변해역에서 수거된 것은 항공기 비상구와 산소탱크, 여행용 가방 등이 고작이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가 통상적인 조난신호조차 보내지 않은 데다 탑승자들도 추락 지점까지 최대 5분 동안 구명조끼마저 챙길 수 없을 만큼 매우 급한 상황이 벌어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7월 중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미사일에 피격된 말레이시아항공(MAS) MH17편이 추락할 때처럼 돌발 상황에 전혀 대처할 수 없는 상태로 참변을 당한 셈이다.
MH17편의 일부 승객 시신은 여객기가 고도 1만m 상공에서 미사일에 맞아 연쇄 폭발, 기내 기압이 급강하하는 상황에서도 산소마스크를 한 채 발견됐다.
에어아시아 역시 지상 관제탑에 고도 상승을 요청했다가 주변에 다른 여객기가 비행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MH17과 비슷한 9753m 고도로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여객기 기체가 해상에 추락할 때까지 3∼5분가량의 시간이 있었지만, 기내 승무원들과 탑승자들이 미처 손을 쓰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사고 여객기가 당시 양력을 잃고 실속,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급속히 추락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다.
아울러 조난신호가 송신되지 않고 구명조끼마저 챙기지 못할 만큼 기체가 갑작스레 균형을 상실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사고조사팀은 우선 사고기 조종사가 고도 상승을 요청할 시점을 놓쳤을 가능성과 임의로 고도를 상승시켜 비행했을 개연성, 기상 악화 등 여러 요인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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