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보조건물 밸브룸에서 질소가스 누출로 근로자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원전이나 시공사, 하청업체 등이 사고 사실을 가족들에게 빨리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희생자 손모 씨의 부인은 29일 "사고가 나면 가족들에게 가장 빨리 연락해야 하는데 고리원전이나 시공사 등이 먼저 사고 소식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손씨의 부인은 "남편과 오전 8시 53분에 마지막으로 통화한 뒤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어 오후 6시께 전화를 하니 현장의 다른 관계자가 전화를 받았다"며 "그 때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병원으로 오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병원으로 이동하며 뉴스를 검색해 보고 그제야 신고리원전에서 사고가 난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희생자 김모 씨의 아버지도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아들에게 전화하니 받지 않았다"며 "오후 8시가 넘어서야 함께 일하던 아들의 친구로부터 사고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2명의 직원이 사라진 것을 알았으면 주변에 설치된 CCTV를 찾아보거나 빨리 119에 연락을 취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며 "발전소와 시공사가 스스로 해결하려다 1명이 더 희생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손씨의 부인은 또 "사고가 난 날부터 지금까지 한수원 관계자로부터 전화 한 통도 없었고, 빈소도 방문하지 않았다"며 "희생자가 공사 하청업체 직원이 아니라 한수원 직원이었으면 그랬겠느냐"며 가슴을 쳤다.
유족 일부는 "한수원 측에서 진심으로 사과를 하기 전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희생자들의 죽음에 의문이 남지 않도록 사고 경위에 대해서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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