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기업공개(IPO)의 해였다. 2012년과 2013년 1조원대에 그친 IPO 공모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서 2011년 수준을 회복했다. 금융당국의 상장 활성화 정책,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상장, 하이일드펀드 공모주 우선 배정 등으로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1년 내내 이어졌다. '한경닷컴'은 총결산을 통해 2014년 IPO 시장을 정리하고, 내년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올해 공모를 통해 주식 시장에 입성했거나 데뷔를 눈앞에 둔 기업은 총 46개(스팩 제외)다. 스팩을 제외한 공모 규모는 4조3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IPO 주관 및 인수단에 참여한 증권사들도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 국내 18개 증권사가 IPO와 관련해 수수료로 약 475억원을 벌었다. 이 중 가장 많은 수수료 수익을 올린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92억원을 챙겨갔다. 대표 주관도 11개로 가장 많았다.
◆ 2014년 IPO의 해, 승자는 한국투자증권
2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총 44개 기업이 주식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영백씨엠과 국일신동은 오는 29일 상장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들이 주식 시장 입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4조2890억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에스디에스 휴메딕스 알테오젠 SKC코오롱PI 등 11개 기업의 대표주관 및 쿠쿠전자 공동주관, BGF리테일 인수단 참여로 92억200만원을 벌었다. 2014년 IPO에 관여한 18개 국내 증권사 중 최대 수익이다.
특히 삼성에스디에스 대표 주관을 통해 벌어들인 31억원이, 전체 수익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김광옥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부 상무는 "IPO가 기업 비즈니스의 첫 시발점이라고 보고,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구분하지 않고 꾸준히 해온 것이 주효했다"며 "비상장사들과 평소 모임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온 것도 비결"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87억6200만원을 벌어 2위를 차지했다. 제일모직 삼성에스디에스 등 그룹 계열사 IPO에 인수단으로 참여한 것이 큰 기여를 했다. 대표주관 기업수는 3개에 머물렀지만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 인수 수수료로 각각 21억원과 1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또 씨에스윈드 BGF리테일 등 규모가 큰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을 공략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3위는 우리투자증권으로 1위인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많은 7개 기업의 대표주관을 맡으며, 84억70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제일모직 공동주관을 비롯해, 쿠쿠전자 데브시스터즈 뉴 등 밥솥주 게임주 미디어주 등의 테마를 이끌어냈던 화제의 종목들의 상장을 주선했다.
KDB대우증권은 48억5900만원의 수익 중 절반이 넘는 28억6400만원을 제일모직 대표주관을 통해 벌어들었다. SK증권은 대표주관 없이도 SKC코오롱PI 아스트 비씨월드제약 등 8개 기업의 인수단으로 참여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 청약증거금 55조8000억…증권사 부수입도 짭짤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올해 청약증거금으로 무려 55조8000억원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5조5000억원에 920% 폭증한 수치다.
대규모 청약증거금이 몰림에 따라 증권사들도 짭짤한 부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공모주에 청약하는 투자자들은 공모가의 50%를 중개 증권사에 청약증거금을 내야 한다. 청약증거금은 자본시장법상 환불일 전까지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예치되게 된다.
예치기간은 약 3일이다. 한국증권금융이 예치금리 연 1.25% 수준임을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예치 3일 동안의 이자는 0.01%다. 이 이자는 청약증거금을 받아 예치한 증권사들이 가져갔다. 올해 IPO를 직간접적으로 중개한 18개 증권사들은 55억8000만원의 부수입을 올린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청약증거금에서 발생한 이자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관련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의 발의로 이자 지급에 대한 개정작업이 멈춰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증권사들은 청약증거금에 대한 이자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한민수/박희진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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