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연 기자 ] 차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자리를 두고 예비 후보들의 선거전이 막을 올렸다. 예비 후보들은 민간 금융권 출신으로 모두 20년 이상 금융권에 몸 담은 전문가다. '관피아'와 '정피아' 논란에서 자유로워 이번 선거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투협회장은 시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업계와 당국의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금투협 회장선거 예비 후보들을 상대로 금융투자업계와 금투협 발전 방안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사진)은 2001년 신한금융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시키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민간 금융권에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신한이 처음이었다.
당시 최 전 부회장은 지주회사설립사무국에서 1년간 전 계열사의 주식 이전, 인허가 문제 등을 준비하며 금융당국과 교류했다.
"2002년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의 합병, 2008년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과 SH자산운용의 합병 등도 주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자주 교류하며 소통해온 경험이 있습니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변곡점에서 매번 소통과 진정성을 갖고 해결책을 찾아온 것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최 전 부회장은 침체된 금융투자산업을 살리기 위한 해결책으로 '다양성 보장'을 꼽았다.
"업계의 다양성이 보장될 수 있는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대형화·겸업화의 사업모델은 물론 전문화 또는 특화된 사업 모델도 성공할 수 있어야 하죠. 즉, 새로운 금융 생태계가 조성돼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갖춘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일률적인 규제를 적용해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률적인 규제를 풀기 위해선 회원사, 정부, 국회간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심 현안을 풀려면 이해당사자간의 소통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부터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의 합병까지 금융사의 변화를 주도하며 소통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금융당국과도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소통하며 일을 진행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협회는 이같은 자세로 시장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최 전 부회장은 지난 달부터 회원사 166곳에 대한 방문을 시작했다. 1차 방문을 모두 마치고 현재 2차 방문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166명의 회원사 최고경영자(CEO)와 각각 1시간 가량씩 이야기하면서 업계의 애로사항과 협회장에게 원하는 사항 등을 정리했다.
"많은 회원사 대표들과 면담한 결과, 회원사간의 이해 스팩트럼이 다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체감했습니다. 공통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추진하기 위해 대표들과 이야기한 내용들을 모두 수첩에 정리해 놨습니다. 다양성 보장뿐 아니라 금융산업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대체상품 활성화, 장기투자 환경 조성 등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업권간 이해 상충 문제는 협회가 나서서 중재할 것입니다. 적어도 목소리를 묵살하지 않는 협회가 될 것입니다."
그는 이와 함께 후보자 간담회를 제안했다. 후보추천위윈회에서 후보로 확정되면 다른 후보자들과 업계 발전 방안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의 성장과 발전 방안, 국가 경제를 위한 역할을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 것입니다. 회원사들이 후보들의 생각과 공약을 한 번에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공론화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후보가 회장이 되는 절차를 계획한 것입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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