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발전소를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해킹으로 원전 도면 등 내부 자료가 유출되자 정부가 긴급대응반을 구성해 원전 제어시스템을 점검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등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한수원의 자료 유출사건이 발생하자 사이버안전센터에 긴급대응반을 구성하는 한편 각 공공기관에도 긴급대응반을 운영토록 지시하는 등 보안관리의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산업부는 전날 밤에도 장관 주재로 한국기술센터에서 긴급점검회의를 열어 한수원을 비롯한 주요 에너지 관계기관에 대해 제어망의 USB 봉인 확인 등 보안관리를 철저히 하고 사이버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도면 등 내부 자료가 유출된 이후 긴급 점검을 벌인 결과 국내 모든 원전과 제어 시스템이 문제없이 정상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전날 해킹으로 추정되는 방식으로 원전의 도면과 직원교육용 자료, 직원들의 개인 정보 등이 인터넷에 유출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수원은 전 직원과 사이버보안 관제센터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해 자료의 유출 경로를 파악하는 한편 관련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를 회수했다.
또 사내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에 문서 자동암호화를 적용하는 등 긴급 보안조치도 가동했다.
한수원은 내부적으로 원전 운영을 제어하는 시스템과 내부 전산망 등을 긴급 점검한 결과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해킹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리와 월성, 한빛 등 국내 23기 발전소와 이를 제어·운영하는 시스템 등을 정밀 점검한 결과 원전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자료 유출이 해킹으로 인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원자력발전소의 내부 자료가 유출됨에 따라 한수원은 보안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과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산업부가 실시한 보안실태 감사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이 업무망에 접속해 작업을 한 사실이 드러나는가 하면 한수원에 대한 해킹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과거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나면 보안관리 강화와 함께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수원 관계자는 "유출된 자료가 원전의 운전·정비용 교육 참고자료 등이어서 이번 유출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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