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채에 비금융공기업의 부채를 합산한 한국의 공공부문 부채가 900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2.9%로, 국민 1인당 공공부문에서만 1800만원에 가까운 빚을 지는 셈이다.
공무원 연금을 비롯한 연금 및 퇴직수당 충당부채와 보증채무 규모는 774조원에 달했다.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함께 급속하게 늘어난 공공부채가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 비영리공공기관 포함)와 비금융부문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부채가 2013년 현재 898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5%(77조7000억원)가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GDP 대비 공공부문 부채는 62.9%로 1년 전 59.6%보다 3.3%포인트 늘었다.
이는 한국 국민이 공공부문에서 1인당(2014년 추계인구 5042만명 기준) 1782만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다는 의미다. 작년 1628만원에서 50여만원이 늘어났다.
일반정부 부채는 565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1조원이 늘었으며, 이 가운데 중앙정부의 부채 증가분(55조8000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금융공기업 부채는 406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주로 한국전력 및 발전자회사(7조9000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3조원), 한국철도공사(3조원), 한국가스공사(2조2000억원) 등에서 부채가 늘었다.
공공부문 부채 집계 시 일반정부와 비금융공기업 간 채무거래 73조4000억원은 국제지침에 따라 내부거래로 간주해 제외했다.
정부는 공공부문 부채와 별도로 재정위험 항목으로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가 596조3000억원, 퇴직수당 충당부채가 31조5000억원, 보증채무가 146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는 연금가입자에게 장래 연금수급기간에 지급할 연금을 현재 가치로 평가한 금액이다.
퇴직수당 충당부채는 연금가입자가 일시에 퇴직할 경우 지급해야 할 총 퇴직수당을 추정한 금액이다.
충당부채를 공공부문 부채와 합치면 총 1672조7000억원에 이른다.
가계부채가 올해 1천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공공부문 부채가 계속 증가하면 가계부문과 공공부문 모두 부채가 1천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공공부문 부채에 대해 발표한 것은 2012년 부채 규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정부는 공공부문 부채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가 간 재정건전성 비교 기준이 되는 일반정부 부채만 떼어놓을 경우 GDP 대비 39.6%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으로 평가했다.
공공부문 부채로도 OECD 국가 중 한국을 포함한 7개 국가만이 공공부문 부채를 집계해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주요국과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OECD 국가 중 일본의 공공부문 부채는 GDP 대비 271%이고, 포르트갈 143%, 캐나다 126%, 영국 95%, 호주 71%, 멕시코 40% 등이다.
그러나 비금융공기업 부채 규모는 GDP 대비 28.5%로 7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점을 위험 요소로 꼽았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일반정부 부채에서 비영리공공기관 채무를 제외한 국가채무를 GDP 대비 30% 중반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또한 공공기관의 부채비율도 200% 이내로 관리하고 내년부터 공사채 총량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불필요한 사업에 기채하지 않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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