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산업 모조리 위축
혁신기업은 代 끊길 판
[ 이태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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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이 심상치 않다. 사업을 접고, 인력을 줄이고, 적자를 냈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지금은 추락의 속도를 어떻게 늦추느냐를 걱정해야 할 때”(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라는 분석부터,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정구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초빙교수)라는 진단까지 나온다.
기업들의 위기는 수익성 악화로 나타난다. 전자(삼성전자) 자동차(현대차) 조선(현대중공업) 철강(포스코) 석유화학(SK이노베이션) 등 간판 기업들의 수익성은 지난 1년 새 동반 악화됐다. 중소기업 매출 증가율은 2011년 10.59%에서 작년 5.6%로 반토막 났다. 투자도 안 한다. 작년 기업 설비 투자는 전년보다 1.5% 감소했다. 불안정한 해외 요인과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국내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그렇다고 산업생태계의 역동성이 살아있는 것도 아니다. 해외에선 구글 테슬라 알리바바 샤오미 등 패기 넘치는 기업이 앞다퉈 나온다. 반면 한국 혁신기업의 ‘대’는 끊길 위기다. 국내 500대 기업 중 1980년대 이후 창업한 ‘젊은 혁신기업’은 네이버 멜파스 넥슨뿐이다.
지난 50년간 기업에 위기는 늘 있었다. 그때마다 기업은 더 강한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기업인들이 위기 돌파의 선두에 섰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외환위기 직후 전열을 재정비해 일본 전자기업들을 추월해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체코·러시아 공장을 세워 위기 이후를 대비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위기일수록 기업인들이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며 “하지만 정부나 정치권의 움직임은 반대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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