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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음악과 미술의 聖地에서 맛 본 '비빔밥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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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여행으로 만난 동유럽 도시들 ④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에 머물며 당일치기로 오스트리아 빈에 다녀왔다. 브라티슬라바에서 빈까지는 기차로 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일정에 따라서는 빈을 동유럽의 마지막 여정지로 잡고 출국할 수도 있다. 인천에서 프라하로 가 동유럽을 여행하고 빈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대한항공을 이용해 이 여정을 만들 수 있다. 오전 10시께 빈의 중앙역에 도착했다. 한나절밖에 시간이 없으니, 원하는 관광지를 미리 정해서 일정을 짜는 것이 필요했다.

테마별 가이드 투어로 떠나보자

유명하기로 따지자면 구시가지의 성 슈테판 대성당을 비롯해 페스트 탑, 링거리의 시청사, 훈데르트 바서하우스 등의 필수 명소뿐만 아니라 오페라하우스에서 오케스트라 음악회도 봐야 하고, 벨베데레 미술관과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인 쉔부른에도 들러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곳을 정신없이 다니기보다는 관심 있는 곳만 집중해서 보는 것이 더 남는 여행이다.

빈은 워낙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에 유명 관광지만 알차게 둘러보는 1일투어에서부터 음악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예술 기행, 혹은 빈에서 꼭 가야 하는 유명 카페들만 둘러보는 카페투어 등 테마별 가이드 투어가 가능하다. 일일이 지도를 보며 찾아다니기가 피곤하다면 이런 특별 가이드 투어를 신청해 다니면 된다.

우리 일행은 빈의 중앙역에서 성 슈테판 대성당을 보러가기 위해 곧바로 지하철을 탔다. 대성당 앞에는 오스트리아 백작 차림을 한 남자들이 팸플릿을 든 채 음악회에 오라고 호객하고 있었다. 빈에서 며칠간 여정이 있다면, 꼭 한 번 경험해볼 만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12세기 중엽에 완성된 성 슈테판 대성당은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의 웅장함을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대성당의 남탑과 북탑, 성당 지하의 지하 묘지인 카타콤까지 둘러보려면 그것만으로도 반나절은 필요할 명소다. 반가운 점은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가능하다는 점.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열린 곳이라 더 의미심장한 이곳에서의 시간을 충분히 즐겨볼 만하다.

클림트의 ‘키스’로 유명한 벨베데레 궁전

대성당이 있는 한 슈테판 광장에는 역사와 현재가 공존한다. 대성당 맞은편에 있는 현대적인 유리 건물 외관에는 빈의 역동적인 현재 모습이 반사되고 있다. 내로라하는 브랜드 매장과 숍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시가지를 빠르게 둘러보고 이동한 곳은 벨베데레 궁전.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인 클림트와 에곤 쉴레, 코코쉬카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를 보기 위한 전시실의 온도가 뜨겁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모여있는 각국의 여행자들이 쉽사리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다른 전시실로 이동한 사람들도 다시 찾아온다. 나가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가야지 하며 앉아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벨베데레 궁전은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도 훌륭하지만, 연못과 어우러지는 건축물 자체와 궁전 뒤편의 정원도 근사하다. 이 이국적인 풍경 앞에 날씨까지 화창해, 그만 남은 시간을 마냥 앉아있다 돌아가고픈 유혹까지 느꼈다.

김소희 셰프 레스토랑서 한국 음식 맛보기

하지만 빈의 커피를 마시며 다시 발동을 걸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나슈마크트(Nasch Markt) 시장. 지하철 U4를 타고 칼스플라츠(Karlsplatz)역이나 케텐부르켄(Kettenbruckengasse)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이곳은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큰 재래시장이다. 과일과 채소, 향신료 등을 파는 식료품점이 많다. 그 사이사이에 카페와 와인을 파는 집들이 있고, 시장 가장 끝 쪽에 김소희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인 킴 코흐트(Kim Kocht)가 있다.

재래시장은 가장 활기찬 사람들과 도시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삶의 현장이다. 그래서 어느 도시를 가나 일부러 시장만 찾아다니는 여행자들도 있다. 더구나 이 나슈마크트 시장 안에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김 셰프의 식당도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김 셰프가 하는 레스토랑은 빈에 두 군데가 있다. 그중 나슈마크트 시장 안에 있는 킴 코흐트 숍 앤 스튜디오는 먼저 문을 연 레스토랑보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식당이다. 불고기와 비빔밥, 만두 등 여러 가지 한국 음식을 선보인다.

길게 하나의 자리로 만들어진 식탁에서는 개방형 부엌 안에서 분주하게 작업 중인 요리사들의 모습이 그대로 들여다 보인다. 순서대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동네 주민처럼 바로 옆자리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한다. 동유럽에서의 여정이 끝나가는 무렵이라 한국 음식이 그리웠던 일행들은 비빔밥으로 통일하며 가열차게 먹어댔다. 여행 중 아무리 먹어도 뭔가 허기가 느껴지던 그 밥에 대한 아쉬움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슈마크트 시장은 중앙역에서 가깝다. 브라티슬라바로 돌아와야 하는 일정에서는 깔끔한 마지막 코스다.

킴 코흐트 숍 앤 스튜디오(kimkocht.at)

킴 코흐트의 분점으로 숍과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다. 시장 안에 있으며 격식을 차리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중앙의 긴 테이블과 개방형 주방으로 이뤄져 있다. 김 셰프가 만든 장과 양념, 김치 등을 구입할 수 있다. Naschmarkt Stand, 1040 Wien.

빈=글 이동미 여행작가 ssummersun@hanmail.net /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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