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fintech)가 새로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모바일 결제 및 송금, 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IT와 금융의 융합 서비스다. 세계적으로 관련 시장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2011년 114조원대였던 글로벌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올해는 350조원대, 내년엔 480조원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IT 강국이라는 한국이 정작 핀테크 분야에서는 유독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이 모두 휴대폰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국내에서는 걸음마다.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가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기존 카드사들의 간편결제와 별 차이점이 없는 데다 가맹점이 지나치게 적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벤처 핀테크 업체도 몇몇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곳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관련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칸막이식 규제가 핀테크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핀테크는 금융, IT, 벤처 등 여러 분야가 관련돼 있다. 문제는 각 해당 분야에서 요구하는 규제들이 제각각이어서 이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위, 금감원, 신용카드사, 여신금융협회 등을 오가며 시간만 낭비하는 핀테크 업체가 한둘이 아닌 것도 그래서다.
여러 부처에 걸친 규제들은 규제 기요틴(단두대)으로도 단번에 뿌리뽑기 어렵다. 단순한 규제완화를 넘어 적극적인 관련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관련 부처 간 협업을 통한 규제완화와 동시에 적극적인 지원책도 범정부 차원에서 검토해볼 만하다. 사실 이런 시도야말로 진정한 창조경제라 볼 수도 있다.
물론 핀테크 분야에서도 개인정보 보호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규제는 필요하다. 하지만 신용카드 결제 시 본인확인도 않으면서 핀테크에만 온갖 규제를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애플페이와 같은 결제시스템의 상륙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관련 규제완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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