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업 실패는 '끝'…실리콘밸리는 '경험'
실패한 기업가에게 다시 기회를
[ 민지혜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는 한 벤처기업인이 평균 2.8회 창업한다. 사업에 실패한 뒤 평균 1.8회 더 창업을 시도한다는 얘기다. 반면 한국에서는 재도전하는 횟수가 0.8회(금융위원회·중소기업청 2013년 조사)에 불과하다. 두 번째 도전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단 한 번의 실패로 ‘낙오자’가 돼버리는 사례는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 부도기업인재기협회에 따르면 부도 기업인의 60%는 행상이나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폐인이나 노숙자가 되는 비율도 20%나 됐다. 재기를 준비하는 사람이 19%지만, 이들도 대부분 타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 뒤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
광촉매 기술을 적용한 구들난방침대 ‘헤스까말’을 개발한 김규호 나노웨이브코리아 대표는 자금난에 몰려 실패했다가 재기중소기업개발원 힐링캠프에서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한 번 실패했다는 이유로 금융 거래가 불가능해졌다”며 “작년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뒤 매달 빚을 갚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무 재조정을 받은 뒤 재창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청의 재창업 연구개발(R&D) 과제 예비사업자로 뽑혀 재기를 꿈꾸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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