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ELS / ELB 고르는 법
<ELS=주가연계증권>
요즘 많은 사람이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고 있다. ELS는 2003년 시장 개설 당시만 해도 1년간 3조원가량 판매되는 데 불과했다. 최근에는 한 달에 8조원 이상 팔릴 정도로 대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단일 상품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활성화된 적은 없었다. 매주 각 증권사에서는 서너 종류의 ELS 상품이 새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홍수처럼 쏟아지는 ELS, ELB(옛 원금보장형 ELS) 중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까. 단언컨대 누구에게나 좋은 상품은 이 세상에 없다. 자신의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는 상품만 있을 뿐이다. 상당수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성향과 전혀 다른 상품에 투자하길 원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투자한다. 위험상품에 투자해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거나,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수익률에 실망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따라서 자신의 투자성향을 따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고를 것을 조언하고 싶다.
기초자산 고르기
ELS와 ELB의 기초자산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수일 것이다. 최근 시장에서 ELS와 ELB의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주가지수다. 코스피200을 비롯해 홍콩항셍지수(HSCEI), 유로스탁스5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글로벌 주가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이 90% 이상이다. 주가지수가 기초자산으로 빈번히 사용되는 것은 ‘녹인(knock-in, 손실 확정) 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손실 위험은 있지만 실제로 손실이 난 경우는 거의 없다.
반면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나 ELB는 녹인 가능성이 지수형 상품보다 높다. 최근 현대차를 비롯 ELS의 기초자산으로 자주 사용됐던 대형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실 가능성이 커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종목형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의 미래 실적이나 주가 추이를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에 선택에 한층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금처럼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거나 변동성이 떨어질 때는 지수형 ELS 혹은 ELB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국가별 시장 현황을 파악해 더 여건이 좋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대수익률 낮추자
기준금리가 연 2.25%밖에 되지 않는 저금리 시대다. 은행예금은 많아봐야 연 2%대 금리밖에 주지 않는다. 연 3%대 특판예금은 가뭄에 콩 나듯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ELS나 ELB가 제시하는 5~6% 내외의 쿠폰금리는 매력적이다.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 6%대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해보자. 산술적으로 코스피지수가 1900에서 2014까지 올라야 달성 가능한 목표다. 하지만 일반적인 지수형 ELS라면 투자기간에 코스피지수가 1140선까지 떨어지지만 않으면 보장된 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위험 성향에 맞는 상품 고르라
원금이 보장되는 ELB부터 지수형 종목형 고금리 상품들까지 투자 대상은 다양하다. 그만큼 ELS 투자의 선택 폭이 넓다. 하지만 상품 선택에서 본인의 투자성향과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회피형 투자자라면 고수익을 내건 ELS 투자엔 한번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구조상 녹인 가능성을 낮춘 상품이나, 행사가격을 낮춰 시중금리보다 약간 더 높은 수익을 내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위험·중수익을 노려야 한다는 의미다.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라도 개별 상품의 조건을 꼼꼼히 따져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선별 투자해야 한다.
투자기간·상환주기·지급형태 따지자
최근 판매되는 ELS는 스텝다운(step down)형, 스텝업(step up)형, 스태빌리티 노트(stability note) 구조를 가진 상품이 대부분이다.
스텝다운형 상품은 만기까지 기초자산의 평가가격이 일정폭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한다. 보통 3년 만기가 대부분이다. 평균적으로 3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지지만 4개월마다 상환 기회를 주는 상품도 최근 나오고 있다. 반대로 스텝업형 상품은 만기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폭 이상 상승하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보통 지수형 상품이 여기 해당한다.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이 찾는 상품이다. 스태빌리티 노트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 낙폭이 일정 범위를 넘지 않으면 수익이 나는 구조화 금융상품이다. 보통 짧은 만기(4~6개월)의 상품으로 단기 자금 운용에 적합하다. 수익률 지급 형태에 따라서는 만기상환형, 조기상환형, 월지급형으로 나뉜다. ELB는 안정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채권처럼 만기 시 원금이 보장돼 ELS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성이 높다.
분산투자는 기본
ELS나 ELB 역시 투자 시점을 분산하면 주가 변동성을 방어할 수 있다. 투자금액을 일정 비율로 나눠 투자하면 가격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있다. 직접투자가 어렵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ELS펀드나 랩 상품도 투자해볼 만하다. 대신증권에서 운용하는 ‘대신밸런스적립형 지수ELS랩’이나 삼성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삼성ELS인덱스펀드’가 대표적이다.
월지급 ELS로 절세 효과까지
매월 일정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는 월지급 ELS도 괜찮다. 일정 수익을 꾸준히 얻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데 매월 지급되는 수익으로 과표를 분산할 수 있어 절세효과도 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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