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CP 잔액 2.3조원…연내 90% 차환해야
신용등급 강등 추세…"수요기반 위축 전망"
이 기사는 11월05일(15: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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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영업실적이 단기간에 급격히 악화하면서 단기자금 재조달(차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3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이 2조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4500억원)과 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4500억원), 현대삼호중공업(1조3800억원)의 CP 발행잔액은 모두 2조2800억원이다. 이 중 87%인 1조9800억원어치가 앞으로 1년 안에 만기를 맞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당장 오는 11월6일 1500억원, 12월12일 2000억원이 만기를 맞는다.
현대중공업이 만기도래 CP를 현금상환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지난 6월 말 현재 약 5조원 규모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새로운 CP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비해 투자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3분기 영업손실이 1조9346억원을 나타냈다고 지난 30일 공시했다. 사상 최대 영업손실이다. 전분기에도 1조29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분기실적 발표 직후 현대중공업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지난 달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떨어뜨린데 이어 추가 강등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통 하항검토 대상에 오르면, 90일 이내에 조정이 이뤄진다.
현대중공업 CP 신용등급은 여전히 가장 높은 'A1'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전반적인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한 금리상승 압력은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과거에 비해 현대중공업그룹 CP에 투자겠다는 수요 기반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과거보다 낮은 신용으로 CP를 발행하더라도 절대적인 이자비용 측면에서 부담은 커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8월과 10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현재 'A1' 등급 CP의 유통수익률은 연 2.2%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현대중공업이 발행한 CP 금리 연 2.85%보다 낮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 악화로 CP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더라도 신용위험을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 때 분기에 1조원 넘는 이익을 내던 회사"라며 "자금조달이나 금융비용 증가를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에서 CP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그룹사다. 잦은 차환 위험에도 불구하고 조달 금리가 낮고 발행이 간편하다는 이유로 회사채보다 CP를 선호해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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