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에게 배우는 低금리 해법
중위험·중수익…ELS·해외채권형 펀드·배당주 펀드·인컴 펀드
부동산 눈 돌려…부양책 힘입어 강남 재건축·근린상가 관심
[ 김일규 기자 ]
기준금리가 올 들어 두 차례 인하되면서 여유 자산이 있는 부자들은 골치가 아프다. 원금 보장을 고수한다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은행 예·적금 외 원금을 보장해주는 상품으로는 국채, 일부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등이 있지만 돈을 불리기에는 하나같이 수익률이 저조하다.
발빠른 부자들은 원금 보장이 안 되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수익을 찾아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금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도 지나치게 위험하지 않은 상품들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과 부동산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예금으로는 답 없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연 2.2%대로 하락했다. 역대 최저다.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예금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한 달 전보다 0.08%포인트 하락한 연 2.28%로 집계됐다. 은행 예금금리는 지난 4월(연 2.60%)부터 매월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기예금의 금리대별 가입액 비중은 연 2%대가 92.9%를 차지했다. 연 3%대는 0.2%에 불과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예금 금리도 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지만 하락세는 마찬가지다. 상호금융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2.58%, 새마을금고는 연 2.77%로 전월보다 각각 0.11%포인트, 0.09%포인트 낮아졌다. 상호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2.77%, 신용협동조합은 연 2.83%였다. 이자소득세(15.4%)와 소비자물가 상승률(내년 2.4% 전망)을 감안하면 은행 예금 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가 된다. 예금으로 돈을 굴리는 것 자체가 ‘손해’가 된다는 얘기다.
부자들은 ‘실질금리 마이너스’를 극복할 대안을 찾아 나섰다.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투자자산을 늘리기 시작했다.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하지만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면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주식형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은 부자들이 다시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위험 감수하고 투자 나선 부자들
예금 대안으로 부자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것이 ELS다. 올해 누적 발행액은 4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발행액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최근 판매되는 ELS의 제시 수익률은 연 6~10% 정도다.
해외채권형 펀드도 부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신흥국 국채나 하이일드 채권 등은 한국 국채나 예금에 비해 상당히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이자라는 현금 흐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므로 4~5년 이상 투자 시 원금 손실위험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부자들의 또 다른 투자 대안은 배당주펀드다. 꾸준하게 배당금이 유입되므로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최근 수익률만 보면 배당주 펀드의 매력은 크다. 8월 말 기준 1년 수익률이 18%가 넘었다.
일부 부자는 배당주펀드가 주식형펀드고, 변동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인컴펀드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이 펀드는 대부분 글로벌 펀드 형태다. 더 나은 자산배분 효과를 누리기 위해 해외 자산을 편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컴펀드는 8월 말 기준 과거 1년간 수익률이 평균 9.78%였다.
3개월 만기의 단기 채권을 담아 운용하는 채권형펀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짧은 만기의 채권으로 금리 인상(채권 가격 하락)에 신속하게 대비하면서 연 2.5~3%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에서는 주거환경이 좋은 강남 재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재건축시장 살리기에 나선 정책 의지를 읽은 것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근린상가(주거지역 인근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는 상가)에 눈독을 들이는 부자도 많다.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수준 따져야
다만 특정 투자상품에 쏠리지 말고 투자상품의 특성 및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수준을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 비중을 적절히 나눠야 한다. 상품별로는 1년 안팎으로 이익 실현이 가능한 상품과 ELS처럼 여유 자금으로 장기 투자해야 하는 상품을 구분해야 한다.
과세 부담이 있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과 비과세 혜택은 있지만 10년 이상 장기 투자해야 하는 저축보험 등에 적절히 나눠 투자해야 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